제가 다니는 사이트를 보면, 평화로운 곳들이라도
조용한 논쟁이 불거지는 몇 안되는 경우가 영어 혼용
문제이더군요.
영어를 섞어 쓰는 글에 대한 사람들의 불편감은 어디서 올까요?
대부분의 경우 영어단어를 쓸 때는 그 단어의 뉘앙스를 가진,
해당하는 한글 단어가 없을 때죠. 그럴 경우 줄줄 풀어서
이런의미의~ 라고 하는 것 보다 탁 영어 단어 하나 써
주는 게 간단하고도 또한 만족스럽죠.
그 만족스러움에는 영어단어의 이런 어감정도는 나도 알죠,
이런 단어가 먼저 머리에 떠오를 만큼 나는 English
material과 친숙해요!..와 같은 약간의 showing off, 아니
signalling 의 느낌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니, 자신의 정체성이
글만을 통해 표현되는 인터넷 게시판이란 곳에서 자발적
시그널링이 용납 안될 것도 없지 않나요?
외국 인사들의 이름을 원문으로 적는 것도, 한글로 적으면
우스꽝스러워서이기도 하겠지만 어느정도는 아, 난 이런 사람들
이야기는 주로 English metarial을 통해 접하기 때문에~
라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될수도 있죠.
영어단어를 조금 섞어쓴다고 그게 이해가 안된다거나
정말 눈이 피곤해서, 혹은 아름다운 우리말이 걱정되어
딴지를 거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들도 글 쓰면서 느꼈던
그 약간의 허영심의 충동을 이겨내려 하지 않는 타인들에 대한
가벼운 경멸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