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용실에 갔습니다. 그냥 좀 다듬었지요. 염색은 못했구요.
묶을 거니까 뭐 뿌리지 마시라고 말씀드렷더니 아주머니께서
손수 머리를 올려 고정해주셨는데, 집에 와서 보니까 제가 평소
하던 엉성한 업스타일과는 전혀 다르네요. 나도 이렇게 하고
싶은데 다시 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 알아온다고 해도 제 손재주로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겟어요,
그러고보면 고등학교 때는 반에 꼭 한두명씩 머리손질을 잘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이것저것 아이들 머리도 묶어주고 땋아주고
많이 해주던 게 생각나네요. 수업중에 그러다 걸리면 '넌 미용사
될래? 엉?' 뭐 이런말을 듣곤 하던... 커터칼 가지고 앞머리를
근사하게 잘라주는 아이들도 있죠. 망쳐도 그냥 한 번 웃고
끝나지요.
남자와 어울리냐 여자와.. 이런 이야기가 있어서 회상하자면
여고에서의 여자들끼리의 어울림은 좀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털털하고 적당히 섬세하고. 저는 이 분위기를
참 좋아해요. 물론 대입이라는 공동의 짐이 짓누르고 또
쓸데없는 경쟁심과 서열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결코 그걸로
방해받지 않는, 진정한 이타심과 연대감이 분명 존재했거든요.
그리고 그 때 만든 친구들과는 긴장감 없는 정말로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만남을, 그 만남의 빈도와 관계없이 가질 수
있단 것도 좋아요. 대학에서의 만남을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방학 때는 대학사람들을 구태여 만나고 싶지는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