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토가 일생을 두고 사랑한 연인 레이몽 라디게를 만난 것은 그의 나이 20세 때이다. 그떼 라디게는 불과 15세의 청순한 소녀였다. ...라디게는 후일 19세의 처녀로 프랑스 문학사에 길이 남을 완벽한 심리소설 육체의 악마를 남기고 요절한 조숙한 천재이다...
책은 그 뒤로 계속 여성 대명사를 쓰면서 라디게를 여자 취급하고 있지요. 동성애라는 개념 자체가 작가의 머리 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하긴 콕토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무시했다는 건 준비가 그만큼 덜 되었다는 거지만.
이세룡 감독이 비슷한 실수를 했던 것을 기억해요. [올란도]에 대해 소개하면서 끝까지 비타가 남자라고 주장하더군요. 하긴 동성애에 대한 이 양반의 무지는 심각할 정도였죠. [필라델피아]를 평하면서 톰 행크스가 어떻게 게이가 되었는지 밝히지 않은 게 예술적 실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