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 keira
  •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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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녁을 부실하게 먹었더니 이 밤중에 속이 쓰리더군요. 편의점에서 녹차 베지밀 하나를 사 와서 마셨습니다. 그런데 마시고 나니 어쩐지 명치께가 더부룩하네요, 거나하고 먹고 체했다면 억울하지나 않을 텐데 두유 한 팩 마시고 체했다니 당황스럽습니다.

2,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상식은 가지고 살 거라는 게 어린 시절의 제 믿음이었습니다. 참 어린 생각이었지요. 그나마 최근 1, 2년 사이에 예전에 비해서는 사람을 많이 접하고 사는 탓인지 사람에 대한 환상이 싸악 사라졌습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를 모르겠습니다.

3. 가만히 있던 어깨뼈가 갑자기 우두둑 소리를 내면서 내려 앉는 듯한 경험을 해 보신 적 있으세요? 부러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짜 뼈의 위치가 갑자기 휙 내려가는 듯한 느낌 말이예요. 전 오른쪽 어깨가 시원찮아서 글씨도 많이 쓰지를 못합니다. 한참 심할 때는 손에 아무 것도 들지 않고 강변을 걷는 정도의 운동만 하는데도 어깨-목 사이의 연결 부위가 아플 정도였어요. 그나마 요즘 헬스에서 운동을 좀 했더니 나아지는 듯 합니다만.
엑스레이를 찍어 봤더니 황당한 결과가 나오더군요. 목뼈가 보통은 C자인지 역 C 인지의 방향으로 휘어있기 마련인데 제 목뼈는 그냥 약간 앞으로 기운 일직선이더라고요. 의사가 대략 추정을 하기로는 목뼈의 방향이 거꾸로 되어서 어깨로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고 있는 것 같다더군요.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MRI를 찍으라고 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그만두었습니다만. 목뼈를 잡아 틀 수도 없고 디스크로 발전하지 않기를 바래야겠네요.

4. 요즘 들어 신문의(동아일보를 읽긴 합니다만) 국내 정치 면은 제목만 훑어보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누가 옳은 건지의 가치판단 따위는 멀리 밀쳐 버리고 이 기사는 무슨 의도로 씌였고 제목과 배치는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따지고 있는 수준입니다.
도대체 뭐가 옳은 건지를 모르겠다는 무력감을 부쩍 느끼곤 한답니다. 아무래도 제 스스로가 그만큼 보수화가 되었다는 뜻이겠지요. 예전에는 이상주의자가 되려면 그렇게 살 수 있는 용기가 있던지, 그렇게 못한다면 차라리 속물이 되어 버릴 수 있는 뻔뻔함이라도 갖췄으면 하고 생각하곤 했답니다. 이제는 그런 의문도 들지 않아요. 1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자면 제가 정말 많이 지쳤고 많이 닳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문에 나오는 건 모두 빛이요 진리인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질 지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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