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중간에 고양이가 나오는 악몽에 겁에 질린 고려 귀족이 동네의 고양이들을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려요. 그리고 수많은 고양이들이 학살당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몇몇 장면은 연출된 것일 수 있어도 대부분은 진짜로 고양이들을 학대해가며 죽인 게 분명해요. 그 중 몇몇은 아직 채 어른이 되지도 않은 애들인데 말이죠. 그래놓고 고양이 시체를 토막내서 소품으로 삼고 창자를 꺼낸 고양이 시체를 태우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죠. 고양이들이 울부짖는 장면들 몇몇도 결코 그냥 찍지는 않았을 거예요.
기분이 상했답니다. 정말요. 영화 찍는 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그 따위 학살을 저지르느냐 말이죠. 지옥의 묵시록에 나오는 소는 그래도 나중에 스테이크가 되어 스텝들의 배를 불리기라도 했겠죠. 하지만 이 영화의 고양이 학살은 도대체 뭐냔 말이에요.
보통 호러 감독들은 잔인무도한 사람들이라는 평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훌륭한 호러 감독들이라면 정반대일 경우가 많아요. 마리오 바바는 이탈리아 호러 영화의 난도질 살인을 발명한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이지만 영화를 위헤 벌레에 핀을 박는 장면을 찍기 전날엔 그 벌레 때문에 잠도 못잤다고 하더군요. 바로 그렇게 감이 예민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먹히는 호러 장면들을 만들어냈을 거고요.
원한의 공동묘지가 좋은 호러 영화가 되지 못한 건 살아있는 생명체들을 고문하고 죽이면서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무감각함 때문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