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한강 근처의 모 전철역에서 거미 한 마리를 봤습니다. 정말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완벽한 거미줄을 창틀에서 마무리짓고 있더군요.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그 거미 좌우로 한 열 마리 정도 되는 거미들이 비슷하게 예쁜 거미집을 지었더군요. 그건 그 거미집들이 모두 새 집이라는 거죠. 그 말은 그 예쁘고 완벽한 거미집들이 아침이 되면 환경미화원들에 의해 쓸려나간다는 거고요. 시지프스의 신화가 생각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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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큰 애(그리고 그 애에게 쪽쪽 빨린 작은 애의 시체)는 저희 집 정원에 있습니다. 집에서도 전철역에서처럼 완벽한 거미집을 지을지는 두고 봐야죠.
파일을 보니까 딱 1년 전. 2003년 8월 31일 저희집 뒷뜰에서 찍은 사진이군요. 거미줄 잘 보이시나요? 이 곳은 거미가 많습니다. 저런 거미집은 도처에 깔렸다고 보면 되는데 왠일인지 올해는 많이 보이질 않는군요. 언젠가는 식탁에서 밥을 먹는데 바로 눈 앞으로 거미가 거미줄을 타고 찍 내려오기도 했었죠. 어찌나 황당하고 웃기던지. 조금만 손이 안가는 구석이면 여지없이 거미줄이 쳐져 있으니까요.
듀나님은 거미줄이 좋다고 하셨는데, 거미줄이 있는지 모르고 지나가다가 그게 얼굴과 팔에 잔뜩 엉겨붙는 느낌은 어떤가요? 여기야 시골이라 그런 경우가 많은데... 전 어지간하면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는 정말 견고한 거미줄에 걸려서 꽤 찝찝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미줄의 강도도 천차 만별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