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정석원 이후였던 것 같습니다. 나약하고 소심한 남자의 심정을 담은 노래들이 히트하기 시작한 것은요.
이문세나 변진섭의 발라드들은 간지럽고 야들야들하긴 해도 내용이 이토록 구차하지는 않았죠.
아, 015B를 폄훼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그네들의 앨범을 여러장 샀었고,,당시로서는 상당히 괜찮은 음악을 하는 밴드였죠. 그러나 소심한 남자의 구차한 사랑노래..라는 컨셉의 가사를 널리 퍼트린 죄는 분명 있죠.
이 '소심남song' 계에 최근에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김형중의 노래들입니다. 머..잘 아시겠고...
그런데 김형중의 노래를 능가하는 초절정 소심나약구차비굴쏭이 나왔더군요. 라디오에서 우연히 노래를 듣고 전율했습니다. 너츠..의 '사랑의 바보'라는 곡이라더군요.
사실 최근에 여성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는 강하고 꿋꿋하고 명랑쾌활한 내용의 가사가 담겨있습니다. 부드럽고 슬픈 발라드라고 해도 예전처럼 '말없이 혼자서 눈물 닦으오리다'류의 가사가 아니죠. 비판도 적지 않게 받을 거고, 일단 시장성이 없으니까 그런 노래가 안나오는 거겠죠.
그런데 남자가수가 부르는 노래는 점점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여성이 그랬으니 이젠 남성 차례다..라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남녀를 떠나서 저는 인간이 이렇게 의존적이고 비굴한 심정이 되는 것은 도대체 봐주기 힘들거든요. 통탄하는 사람은 저같이 특이한 사람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