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슬란의 학교인질극의 비극이 혼돈을 넘어서서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이 그 영향을 강력하게 느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학교에선 시체가 줄줄이 나오고 있구요.
체육관안은 사우나처럼 더워서 아이들은 옷을 벗고 사흘동안 물 한방울 못 마셔서 탈수 상태인채로 공포에 떨었다고 합니다. 인질범들은 농구골대 사이를 줄로 연결해 폭탄을 매달았다고 하구요.
진압은 혼란스럽고 제대로 수행되지도 못했고, 왜 그렇게 밀고 들어가야 했는지도 수상쩍기 짝이 없다는 의혹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어제 아침 뉴스에 전직 SAS 전문가가 나와서 자기가 보기엔 '장비도 허술하고, 명령체계도 엉망이고, 상황통제도 형편없다'고 진압부대가 훈련이 안된 미숙한 상태라고 지적하더군요. 아직도 도대체 몇 명이나 죽었는지 정확히 파악이 안되고 있다는데, 사건 전말이 어떻게 된 노릇인지, 왜 협상와중에 갑작스레 총질이 시작되었는지도 제대로 밝혀야 할테죠.
뉴스 스튜디오에 이런 저런 전문가들이 초대되는 와중에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나왔습니다. 이사람이 인권운동도 열심히 하는 건 잘 알려져 있는데, 체첸과의 인연은 깊고 오래된 것이라고 하네요. 이 카리스마 넘치는 할머니는 이 학교 인질극을 흉악한 범죄라고 생각하지만 러시아가 그동안 체첸에서 저지른 폭압에 대해 '삶의 모든 영역을 모든 수준에서 파괴시켰다'고 표현하더군요. 그리고 푸틴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평화를 이끌어내는 대신 무작하게 무력으로 억누르고만 있다구요. 그런 식으로 나가는 한 이런 비극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말입니다.
뉴스 인터뷰라는 건조한 형식에 나와 정장을 입고 최대한 전문가같이 보이려는 모든 장치와 수사를 구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레드그레이브는 무대에 나온 여배우같이 굴더군요. 캐쥬얼한 흰 옷을 입고 나와 손을 턱에 올리고 심각한 얼굴로 삐딱하게 앉아 체첸의 비극과 푸틴의 무책임에 대해 얘기하는 거에요. 빠른 시간내에 간략하게 내용을 정리하려는 뉴스캐스터를 무시하고 말이죠. 맨 나중에 그 드라마틱한 목소리로 '평화를, 제발'이라고 하고 인터뷰를 끝냈구요...
전에 어떤 분이 어린이 학대의 후유증을 표현한 시 [어둠속의 그레텔 (Gretel in Darkness)]을 올려주셨는데, 지금 그 죽음의 학교에서 살아나온 아이들이 트로마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눈만 감으면 인질범이 생각나서 잠을 못 잔대요. 그리고 너무 무서워서 학교에 다시는 안 다니겠다고 하구요. 그야말로 'I hear the witch's cry'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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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신대 할머니들의 반응이 이해는 가지만 이영훈 교수를 파직하라고 요구하는 건 좀...
제가 제한적으로 이해하기엔 이영훈 교수 시각으론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이 '객관적'으로 일제의 관여를 증명하는 게 아닐겁니다. 이런 '객관'의 외투를 입은 편향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이 인식론과 연구 방법론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도전한 건 이미 오래된 얘기죠. 수치와 계량으로, 문서적으로 정리되어 남아있지 않았다고 해서 어떤 경험은 완전히 무시해버리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기록을 남길 수단을 갖지 못한 여자들, 혹은 피지배 민족, 혹은 성적 소수자들의 경험은 그냥 주관적인 주장으로 사라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각이 맘에 안든다고 해도 학문의 자유는 보장해야 합니다. 이 사람한테 동의하지 않으면 반박하는 연구가 나오거나 토론해서 비판을 하든지 해야겠지요.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이 도덕적으로 분노하고 항의 방문하는 거야 당연할지 모르지만, 덩달아 많은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비이성적인 인신공격으로 나가거나 '저 놈 잡아 죽여라'는 분위기로 몰아가는 건 정말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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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여러가지로 너무 무거워서 해독제를 찾다가...어제 티비에서 V2004란 음악 축제를 녹화해서 보내주는 와중에 가위자매가 나오는 바람에 잠시 즐겁게 봤죠. 제이크 쉬어즈 말씀이 지난 1년이 매일 토요일밤 같았다나요. 이 공연에 핑크와 다이도, 뮤즈가 나오더군요..핑크는 라이브에서 보니 정말 노래를 매우 못하데요. 하지만 밴드에서 같이 노래부르는 여자 멤버들, 특히 기타리스트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8월 15일에 브라이튼에서 있었던 시저 시즈터즈 팬시 드레스 공연에 대한 옵저버 기사를 보면 키치 캠프의 절정이었다봐요. 이 공연은 dvd로 나올거랍니다.
'It could have been 1973 again..boy, did we dress up. Cheap bravado bedsit glam had not been seen in such profusion since Ziggy rocked Hammersmith. High on musical candyfloss, we made Brighton's gaudy pier look drab.... 'You look like two-dollar tranny whores,' Ana Matronic tells us approvingly. 'You're filthy and gorgeous,' pipes her co-star, Jake Shears. '
기사 전체는 http://www.guardian.co.uk/arts/reviews/observer/story/0,,1283160,00.html
로라 뮤직 비디오는 제가 전에 쓴 글에 샘플을 올렸더니 댓글 중에 어느 분이 풀 버전 링크를 달아주셨죠. 여기 한 번 더 올립니다.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춤추는 가위도 등장하는 그야말로 uber camp 비디오입니다..
Lau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