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 도일
  •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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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적당한 제목이 떠오르지가 않네요.

저는 인터넷 상에서 늘 똑같은 아이디, 똑같은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가끔 닉네임을 사용하지 않을때는 그냥 본명을 사용하구요.

똑같은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저 사람이 그 사람이다"라고 인식되기가 쉽지요.
그건 어떻게 보면 A라는 곳에서 a라는 정체성으로 행동했던 사람이 B라는 곳에서는 b라는 정체성으로 행동하는 일종의 다면성을 누군가에게 속속들이 보이는 그런 행동일 수도 있을지도요.

취향이 어느정도 비슷한 사람들은 자신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같은 곳을 들락거리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한번씩 놀랄일도 생기지요. 별로 마주칠 일 없을 것 같던 사람을 다시 한 번 마주치게 되는, 그런 거 말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런 마주침에 있어서 스스로를 완전히 노출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똑같은 아이디, 똑같은 닉네임. 변하지 않는 말투. ....저를 알고있던 사람은 제가 억지로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 장소에서도 제 간단한 정보만으로 "저 사람이 그 사람이다"라고 바로 알게되겠지요.

뭐, 그게 딱히 나쁘다거나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대신에, 조금은 놀라는 거지요. 누군가가 나를 이 곳에서 알아보는 것 자체에서 놀란다기보다는, 발견하고 그 사람이 하게되는 여러가지 생각들에 대해서 조금 더 놀라게 된다랄까요.

이런 걸 쓰는 이유는.. 이 곳에서 저를 봤다고 말하는 누군가의 글을 그 누군가씨의 홈페이지에서 봤기 때문입니다. 어쩌다가 둘이 함께 어떠한 분쟁에 말려들어서 어쩌다보니 제가 그 분쟁을 해결해야하는 상황에 섰고, 어쩌다보니 그 친구가 저의 반대편에 서게됐고, 늘 그렇듯이 정작 사고친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룰루랄라 살아가는데 거기이 졸지에 말려들어간 사람들끼리는 더 서먹해지는, 그런 관계가 성립이 된거지요. 그렇게 서먹해지고 소원해진 그 친구의 홈페이지를 한번씩 들어가보다가 그 글을 보게 됐습니다. (소원해졌지만 잊어버리지는 않는.. 뭐 그런 관계라고 혼자서 생각하고 있었다랄까요.)

..확실히, 그 상황에서 그 친구가 잘못한 건 없었어요. 단지 서로의 입장이 상당히 달랐다랄까요. 저는 징징거리는 후배놈들에게서 이런저런 편견을 주입당한 상태였고, 그 친구 또한 그 상대편의 입장에서 편견을 주입당한 상태였을테니까요. 애초부터 왜곡된 정보를 받은 상태에서 무얼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요. 어떻게든 서로의 입장에서만 상황을 보고 있었을테니까요.  

그 일이 있은 이후로, 그 친구와는 한번도 얘기를 하지 못했어요. ...어쩌면 의도적으로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던 거겠죠. 그렇게 시간이 흐른지 거의 1년이 다되어가네요.

모르겠습니다. 이걸 뭐라고 해야할지. 아니, 뭐라고 한다기보다는 상당히 미적지근한 느낌이 들어서요.

누군가에 대해서 확실한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관계에 대해 특별히 어찌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한번 아니다 싶으면 확실하게 등을 돌려버리는 타입입니다. ..하지만 그 친구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 사람의 개인 인성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지도 못했고, 그 만큼 잘 알지도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아쉬움이 더 남는 것 같습니다. 제가 스스로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 주위 상황에 어쩌다보니 휩쓸려버린, 그런 경우이다보니까.. 사람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거겠지요.

역시, 다소 미숙하다보니 상황에 휩쓸려버렸던 걸까요.

원래 일은 저지를 당시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후회라는 것은 시간이 지난 뒤에 또다른 경험들과 그 일을 대치시켜봤을 때에 유추할 수 있는 결과가 달라지는 것에 따라 발생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것을 조금 더 빨리, 아니면 좀 더 확실하게 머릿속에 각인시켜두었더라면 관계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만큼 아쉽다는 이야기에요. 나름대로 아끼던 사람이었으니까요. 그쪽에서는 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

이런 개인 잡담..성을 여기에 굳이 쓰는 이유는, 그 상황을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다가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상황을 아는 사람들이 보면, 분명히 "아직도 그 일 때문에 그러고 있냐"등등의 발언을 할텐데, 더 이상 그런 발언 듣고 싶지 않아서 말이죠;;; 그 일 때문에 완전히 등돌린 사람 한명에, 별로 안좋은 감정생긴 사람 몇명에, 미적지근한 관계가 되어버린 사람까지... 그런 상황에서 아직도 그 일로 가끔 생각한다는걸 들키고 싶진 않아요; (여기까지 쫓아와서 보는거야 뭐 제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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