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스럽게 기다리기

  • need2dye
  • 09-10
  • 1,039 회
  • 0 건
얼마나 느긋하게 잘 기다릴 수 있느냐 하는 게
어른이 되는 증거라고 저는 생각해왔어요.

어렸을 때는 정말 인내심이 없었어요,
하루종일 오후 다섯시 만화 하는 시간만 기다리고
살던 꼬맹이 시절도 있었구요. 아..그땐 네시였나?

크면서 점점 인내심이 강해진다...보다는
기다리고 있다는 것 자체를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신경쓸 일도 많고, 인생에 그렇게까지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대단한 것들이 적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끔 온라인으로 책 주문해놓고(이것도 불과 몇년
전까지는 매일 배송이 되었나 얼마나 준비되었나
확인하곤 했죠.) 그냥 잊고있다가 문자가 와서
편의점에 가서 받아올 때면, '뭐, 나도 이제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으쓱해져요(이게 다 못 컸다는
반증일까요...)

아무리 이렇게 성장..했어도 제 언니와는 상대가
안됩니다. 이렇게 택배상자를 들고 들어온 뒤부터
승부는 갈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일단 잊고있던
물건이라도 일단 받으면 불타오릅니다. 그대로 갖고
들어와서 배를 갈라 내용물을 꺼내자마자 다
읽지 않을수가 없어요.

얼마 전에 부모님 집에 갔다가 언니의 택배처리를
구경했는데 역시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택배 상자는 방에 놓고, 다른 모든 일을 다 하고
정말 할 일이 하나도 없을 때까지 이것저것 청소던
인터넷 서핑이던 목욕이던...다~~ 하고 난 뒤에야
음, 이거나 풀어볼까? 하는 느낌으로 포장을 풀더군요.
물론 언니는 책이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아
풀어본 뒤에도 수개월간 읽지않고 놓아두는 경지이기도 하지만,
정말 갖고싶어하던 옷이나 액세서리라도 항상 그런 식입니다.

그나저나, 어른스럽게 yes24에 주문해놓고 느긋하게
잊고있다가 일주일 되었는데도 안와서 확인해보니
죄다 1일이내 출고상품인데 발송대기조차 안되어있네요.

예전 유치할때는 결제하자마자 전화해서 빨랑 보내달라고
했었는데 확실히 그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전화 안하면
주문이 안보이는 시스템으로 돼 있는건지..
아침부터 꼭지가 돌아서(이것 표준말인가요?)
탈퇴하고 알라딘으로 옮기려고 생각중입니다. 외서는
교보를 쓰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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