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정말 인내심이 없었어요,
하루종일 오후 다섯시 만화 하는 시간만 기다리고
살던 꼬맹이 시절도 있었구요. 아..그땐 네시였나?
크면서 점점 인내심이 강해진다...보다는
기다리고 있다는 것 자체를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신경쓸 일도 많고, 인생에 그렇게까지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대단한 것들이 적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끔 온라인으로 책 주문해놓고(이것도 불과 몇년
전까지는 매일 배송이 되었나 얼마나 준비되었나
확인하곤 했죠.) 그냥 잊고있다가 문자가 와서
편의점에 가서 받아올 때면, '뭐, 나도 이제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으쓱해져요(이게 다 못 컸다는
반증일까요...)
아무리 이렇게 성장..했어도 제 언니와는 상대가
안됩니다. 이렇게 택배상자를 들고 들어온 뒤부터
승부는 갈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일단 잊고있던
물건이라도 일단 받으면 불타오릅니다. 그대로 갖고
들어와서 배를 갈라 내용물을 꺼내자마자 다
읽지 않을수가 없어요.
얼마 전에 부모님 집에 갔다가 언니의 택배처리를
구경했는데 역시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택배 상자는 방에 놓고, 다른 모든 일을 다 하고
정말 할 일이 하나도 없을 때까지 이것저것 청소던
인터넷 서핑이던 목욕이던...다~~ 하고 난 뒤에야
음, 이거나 풀어볼까? 하는 느낌으로 포장을 풀더군요.
물론 언니는 책이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아
풀어본 뒤에도 수개월간 읽지않고 놓아두는 경지이기도 하지만,
정말 갖고싶어하던 옷이나 액세서리라도 항상 그런 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