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4.3사건 당시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턱을잃고 반세기 이상 턱에 하얀 무명천을 두른채 한많은 삶을 살아왔던 `무명천 할머니'진아영(90)씨가 9일 오전 타계했다.
진 할머니는 4.3사건이 일어난 다음해인 1949년 1월 35살의 나이에 북제주군 한경면 판포리 집 앞에서 경찰이 무장대로 오인해 발사한 총탄에 턱을 맞고 쓰러진 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사진설명=연합 제주4.3사건으로 인한 비극과 고통의 상징인 `무명천 할머니' 진아영(90)씨의 생전 모습. 진 할머니는 경찰이 쏜 총탄에 턱을 잃고 이렇게 천으로 턱을 두른채 55년을 살다가 9일 오전 타계했다./김호천/사회/지방/-기사참조- 2004.9.9. (제주=연합뉴스)
그 뒤 진 할머니는 말을 할 수도 없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55년의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오다 9일 오전 9시 5분 북제주군 한림읍의 한 병원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진 할머니는 고통의 턱을 감추기 위해 돌아가시는 날까지 턱에 무명천을 두르고살면서 음식을 먹을 때나 물 한잔을 마실때도 남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진 할머니는 진통제와 링거액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모질게살아왔지만 국가는 최근에야 후유장애를 인정, 고작 850여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했을뿐이다.
가족이라고는 사촌들 밖에 없는 진 할머니는 후유장애와 심장질환, 골다공증 등으로 혼자 살 수 없게 되자 2년여전 성이시돌요양원으로 들어갔으며 이날 요양원내공동묘지에 묻혔다.
한국 현대사의 혼란기에 벌어진 4.3사건의 한(恨)을 온몸에 역사로 새긴 채 살아온 진 할머니는 이제 대통령의 사과에 이어 특별법까지 제정됐지만 아무런 말없이 떠났다.
khc@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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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인권영화제에서 무명천 할머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어요.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저 기사에서는 경찰이 무장대로 오인하고 쏜 총에 맞은 것으로 되어있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할머니께서는 어디서 누가 쏜지도 모르는 총에 당하신 겁니다. 여하튼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