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 DJUNA
  •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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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네프에서 [포르티니/카니]를 봤는데, 전 그냥 그랬습니다. 페이지도 넘기기 힘들고 주석도 없으
며 번역도 엉망인데다가 중간이 뭉텅 잘려나간 책을 읽는 기분이더군요. 장-마리 스트로브와 다니
엘 위예의 의도가 '영화 자체의 정치적 분석 능력을 실험'하는 것이었다면, 그 능력이 별 게 아니
라는 답을 얻었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차라리 책을 읽지'라는 생각이 드는 걸 막을 수가  없었
답니다. 정 작가의 목소리가 필요했다면 오디오 북을 내거나.

2.
전 쥬얼리 멤버들 중 두 명을 압니다. 다들 연예프로그램에 이리저리 불러다녀서 아는 거죠. 당연
히 나머지 멤버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몇 명인지. 신화 멤버들은  세 명
을 아는데, 둘은 [논스톱 4]에 나왔고 다른 한 명은 광고에서 자주 보기 때문이죠. 역시 무슨  노
래를 불렀는지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몇 명인지도 몰라요.  슈가는  아유미
한 명만 알던가... 아니, 다른 한 명이 광고나 연예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것 같던데요. 샤크라
는 [똑바로 살아라] 덕택에 려원을 알죠. 다른 사람들도 어딘가 다른 데서 봤을지 모르지만  샤크
라 멤버로는 기억 못하죠. 또 누가 있나... 교통사고 나기 전에 자주 텔레비전에 나왔던 동방신기
멤버들은 미안하지만 전혀 구별을 못합니다.  전혀 못하겠어요. 그래도 성과가 하나 있으니... 이
제 SES랑 핑클 멤버들은 확실하게 구별합니다! 물론 섞어놓으면 여전히 좀 헛갈리긴 하지만요. 그
러나 너무 늦은 걸까요?

하여간 저에겐 이 사람들을 가수가 아니라 (노래를 알고 모르는 걸 떠나 노래 자체를 들을 기회가  
없는 걸요) 방송국의 3D 환경에서 열심히 육체 노동을 하는 연예 프로그램 담당 노동자들입니다.
이런 것도 슬슬 진짜 직업이 되어가는 것인지도 몰라요. 김진같은 사람은 다른 직업 자체가 없지
않나요?

3.
제가 쓴 글 중에 [첼로]라는 단편을 기억하시는 분 계시는지 모르겠군요. 그 글을 쓸 때 주인공의
외모를 어떻게 잡고 있었는지 아세요?  [아나스타샤]를 찍을 당시의 잉그리드 버그먼을 염두에 두
고 있었답니다. 물론 캐릭터가 한국인이니까 정말 잉그리드 버그먼처럼 생겼다는 건 아니지만  그
래도 비슷한 이미지를 머리에 잡고 있었죠. 그걸 좀 분명하게 묘사하려 했는데, 그 사람의 외모를
제3자 입장에서 묘사하는 장면을 넣기가 힘들어 포기해버렸어요. 그래도 그 사람이 나중에 남자처
럼 머리를 젖히고 웃는 장면은 버그먼을 염두에 둔 것이랍니다. 어느 인터뷰어가 버그먼의 웃음을
그렇게 묘사한 걸 읽은 기억이 났거든요.

4.
역시 제 단편 이야기 하나. [면세구역]에 등장하는 타칭 '신비스러운 여인'을 묘사할 때  '찬란한
광대뼈'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건 크리스티 털링턴을 염두에 둔 게 아닙니다. :-) 제가 10여년 전
몇 번 얼굴을 마주쳐야 했던 어떤 중국 여자분을 모델로 했어요. 정확한 국적은 모르지만 아마 대
만인이었을 거예요.

5.
당연히 [아는 여자]의 DVD를 예약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알고 봤더니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잠시 잊
어버린 걸 예약한 것으로 착각한 것이더군요. 오늘 DVD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혈통깊은 전봇대]
나 먼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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