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친상을 당했는데, 문제는 저희 집이 큰집이라는 겁니다.
아직 20대 후반인데다 다시 공부를 시작해서 심지어 무직이기까지 한(;) 저희 오빠가 호주가 되었는데, 현재 지내고 있는 할아버지 제사에다가 플러스로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면 그 제사까지 맡기겠다는 작은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기함. -_-
그럼 우리보고 제사를 1년에 세 번 지내라는 건가...? ;;;
달리 아버지의 형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 형제 자매가 아직도 저리 잔뜩 있건만...?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원래 장남이 다 떠맡는 거다. 그러니 그래야 하는 거다' 고 주장하시는데, '왜' 그래야 하는 걸까요.
'원래 그래서' 라는 말은 그다지 훌륭한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어린 조카한테 '앞으로 집안의 제사는 모두 네가 가져가라' 는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 갑니다. 하물며 자기 형님 49제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꼭 했어야 했을까 싶기도 하고; (그 이전에 우리 집에서 빌려간 돈부터 좀 갚으시면 좋을 텐데...;;)
물론 세상의 어딘가에는 이보다 더한 의무?를 지고 사는 분들도 많겠지요.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도 있으니까, 너희도 그래도 괜찮잖아-? 라는 얘기는 최소한 제겐 성립하지 않는군요. 안 그래도 아버지가 남기신 많은 부정적인 것들(ex. 빚;)과 싸우고 있는 지금으로써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아버지 제사야 우리 아버지시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얼굴 한 번 못 본 할아버지 제사까지 맡아서 지내라는 것도 솔직히 납득 안 가고 훗날 있을 할머니 제사까지 지내라는 것도 납득 안 가고 그렇습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스물 중반밖에 안 되고 성격도 되바라진 여자애라서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 정말 그 꼴은 못 볼 것 같아요. 거의 30여 년간 온갖 고생하면서 그놈의 '큰집의 의무' 를 맡아야만 하셨던 어머니가 더 고생하시게 될 것도 싫고, 순하디 순한 오빠가 지금부터 평생 제사를 세 개씩 지내야 한다는 것도 싫고, 나중에 오빠가 결혼한다면 오빠의 부인이 될 사람도 그 의무를 덩달아 지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싶어서 끔찍해요. 물론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다른 이유 다 필요 없이 '무조건' 싫은 입장이고. ;
정말 그렇게 된다면 제 발로 제삿상을 차 뒤엎어서 후레자식 소리를 듣는 한이 있어도 막으려고 생각중입니다. (물론 그 전에 '못합니다' 라고 단호하게 잘라 버리겠지만)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 관습이라면, 그런 관습 따위 지키고 싶지 않아요.
모두들 그렇게 사는 거야, 라는 이유로 저나 제 가족들도 그렇게 되게 하고 싶지도 않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