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바람터
  •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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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샤이닝을 케이블에서 드디어 봤습니다.
댓글도 남겼지만, 이 영화는 자막없는 테입만 갖고 있어서 몇 번이나 봤지만 그냥 소설을 떠올리며 대충 상상이나 하는 정도였거든요.
(물론 간단한 대사는 알아듣지만 그것도 초반에 집중하면 그렇다는 거고 뒤로가면서는 점점 피곤해서 그게 힘들죠. 그리고 실제로 히어링은 거의 문외한이므로...)

자막있는 영화로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요....ㅠ0ㅠ

소설도 최근에 다시 읽었는데 중요한 대사는 큰 차이가 없더군요. 다만 소설에서는 주제에 가까운 가족간의 갈등이나 부자지간의 끈끈한 애증이 거의 배제되었다는 점이 확연히 달라보이게 된 원인 같습니다.

듀나님이 쓰신 리뷰도 저런 요지로 나와있습니다만.

영화의 대단한 명성 때문에 굉장한 기대를 품고 접하는 요즘 사람들(주로 어린 학생들이겠죠..;)에게는 영화가 상당히 엉뚱해보이나 봅니다.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무섭지도 않고 이게 무슨 호러냐; 옛날에는 무서웠을지 몰라도 이젠 안 먹힌다 등등의 반응이 나오더군요.

근데 전 여전히 무서워요.

책을 다시 읽을 때도 무서웠고 영화를 다시 봐도 무섭더라구요.

그 텅 빈 호텔 자체가 무섭고 호텔을 나가도 달아날 곳이 없는 눈덮힌 겨울 산도 무섭고 무엇보다, 주인공인 잭 토런스가 그 호텔 관리인 일자리가 최후의 마지노선이었다는 게 진짜 무서운 점이었죠.
영화에선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안정적인 교사자리를 그만두고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폐쇄된 호텔의 겨울 관리인 자리를 자처하는 건 역시 그거 말고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던 것이죠. 아내와 아들이 호텔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아도 자신이 그곳을 떠나면 당장 생계가 막막한 데다 생계문제를 떠나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완전히 버려야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제일 컸을 겁니다.

스티븐 킹이 처음에 잭을 마틴 쉰에게 맡기려고 했다면 소설에서의 그 잭 이미지와 잘 맞았기 때문이겠죠.
잭 니콜슨은 큐브릭의 샤이닝을 잭 니콜슨의 샤이닝으로 부를 수도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뭐 그 자체가 감독이 의도한 것이겠지만요.

셜리 듀발도.............호러스럽죠;; (얼굴이;)
잭 니콜슨의 얼어죽은 얼굴도 역시 무서워요.

이 영화의 감상은 무서워요의 반복이군요.

*

일본에서 오신 손님에게서 맛있는 과자(...라고 할 수 없지만 편의상)를 선물받았습니다.
플라스틱케이스에 들어 있는 무스도 아니고 젤리도 아니고....그러니까 양갱 같은 맛이고 그런 형태인데 양갱보다는 좀 더 흐물거립니다.
상온에 두면 녹아서 더 흐물거리고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대서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에 넣었더니 차게 굳어져서 스푼으로  떠먹으니 아주 맛있네요.
많이 달지는 않은데 달착지근합니다.
이게 이름이 뭔가 모르겠어요. 포장에 일본글자로 흘려썼는데 양갱처럼 음식 이름인지 그 과자점에서 만든 상품 이름인지 모르겠네요.

여튼, 그 맛있는 양갱(그냥 요렇게 부르죠)도 그렇지만 포장이 참 마음에 들어요. 종이로 요리저리 접어서 스티커를 붙여 마무리 했는데 딱 일본틱한 느낌이 들어 이런 것도 문화적인 표현이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싶었습니다. (괜한 오바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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