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네요

  • 잔치국수
  •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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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한참을 앉아있다 누구한테든 도와달란 말을 하고싶었습니다.
그런데 누구한테도 말할 수가 없네요
술을 한 잔 했으면 했는데, 어느 모임에서든
실없는 농담으로 어릿광대가 되버린 저로써는
아마 누군가와 술을 마신다해도 그 사람 사는 얘기 듣다 오는 걸로 끝내겠지요


제 남동생은 정신병을 앓고 있습니다.
어릴적부터 이상했던 동생을 중학교쯤인가 어머니는 병원에 데려가셨습니다.
몰래 훔쳐본 동생의 진단서에는 중학생이던 저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편집증, 폭력성향강함, 부모에 대한 증오


우리 부모님은 그냥 평범한 분이십니다.
많이 배우신 분은 아니지만 열심히 사시는 분들었죠
그런 부모님께 왜 그런 마음을 품었는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입원을 요한다고 했지만, 집에 돈이 없어 통원치료를 했고
처음에는 몇번 따라갔던 동생도(치료가 아니라 의사선생님이 널 좋아해서
너랑 얘기하고 싶어하신다. 이렇게 거짓말을 해서 데려갔습니다.)
정신과 치료임을 알고나서는 치료를 거부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안은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아버지 품에서 공주처럼 사시던 어머니는 자신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이었고, 제 학비와 용돈을 벌기에도 벅찼구요



동생은 고등학교 졸업후 이리저리 뭐든 해보겠다고
돌아다녔지만, 사람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좀 우둔한 성격탓에
이리저리 이용만 당해 성격은 점점 거칠어졌습니다.
그러다 사람을 크게 상하게 하는 일이 생겼고
이리저리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들 외면했습니다.
그런 일로는 한푼도 빌려줄 수 없다고
오히려 친척들 사이에서 그 일로 우리 가족은 아예 연을 끊기다시피 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머니가 가게를 여셨고, 그 가게에서 동생도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원래 예민한 성격이신데다, 오랫동안 돈때문에 힘드셨던 탓에
걸핏하면 화를 내시고 물건을 부시거나 우셨습니다.
동생 역시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마시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 걷잡을 수 없어졌습니다.


그러다 어머니 거래처와 동생이 크게 싸우는 일이 생겼습니다.
동생은 그 거래처와 거래를 끊으라며 어머니를 협박했고
당장 급했던 어머니는 그 곳과 계속 일을 하셨습니다.
동생은 어머니 가게에서 매일 행패를 부리고,
그 거래처에게 매일 밤 전화를 걸어 협박하고 찾아가 물건을 부수는 등
점점 상태가 심각해져갔습니다.

동생은 자신이 당한 일을 절대 잊지 않는 성격입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사람을 상하게 했던 일이란게....같이 알바했던 학생이
계속 알바 시간에 늦게 온다는 이유로 맥주병으로 머리를 쳐서
전치 4주가 나오게 했으니까요. 그냥 한대 친게 아니라 쓰러진 학생을
계속해서 때렸답니다.


동생의 행패가 심해지자, 어머니는 정신병원으로 강제 이송을 하기로 결심하셨습니다.
이송단 부르고 입원시키고 이런 일들은 제가 했구요

병원을 알아보고 그럴 시간이 없어서 그냥 큰 병원에 보냈는데
알고보니 그 곳은 극심한 알콜중독자등 재활이 불가능한 환자를 수용하는 곳으로
병원에서는 동생이 있기에는 알맞지 않다면서 동생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고 했고
어머니는 막상 입원시키니 동생이 너무 불쌍하다면서
일주일만에 퇴원시켰습니다


퇴원후 동생은 자신을 입원시킨 죄값을 받아야 한다면서
어머니께 돈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걸핏하면 온 동네가 울리도록 욕을 하고 저와 어머니를 못살게 했지요

그러다 갑자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학원을 다니는등
아주 건실한 생활을 하는 겁니다.
어머니는 너무 기특해 하시며 학원비도 주시고 용돈도 주시고
마치 상전 모시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동생은 각종 모욕적인 언사와 행동으로 어머니를 대했습니다.
어머니는 그저 참으셨고 굽신굽신 동생의 비위맞추기에 급급하셨죠.

제가 몇번 항의했지만 오히려 그 일때문에
저는 어머니께 집에서 나가란 말까지 들었지요


동생이 바빠지고 어머니도 바쁘셔서 동생과 어머니는 별로 마주칠 일도 없으니
저는 그냥 괜찮아지리라 생각했습니다.
제게는 성질부릴때 아니면 그냥 괜찮게 잘했거든요

그러다 오늘 일이 생겼습니다.
동생과 둘이 저녁을 먹다 동생은 어머니가 해 놓으신 음식이 맛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 그 음식을 어머니가 주셨을때는 구역질이 난다고 했거든요
왜 엄마앞에서 그랬니, 맛있다고 하지.
그랬더니 자긴 앞으로 죽을때까지 엄마를 학대할 생각이랍니다.
아마 무심결에 나온말 같습니다.

그러다 동생과 싸우게됐는데, 동생 입에서 나온 얘기들은.....
지금 아르바이트로 모으는 돈은 단 한푼도 쓰지 않습니다.
그걸 모으는 이유가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넣기 위해서랍니다.
학원 졸업하고 취업할때까지 뜯어먹을 수 있는 한 다 뜯어먹고
취업해 혼자 독립이 가능해지면, 바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다시는 못나오게 하겠답니다.
국립병원은 병원비도 싸고 보호자 동의 없이는 못나온다는 얘기도 하더군요
죄값을 받게 하겠답니다.

자기가 계속 엄마를 건드리는 이유는
이러면 자기를 다시 정신병원에 넣으려 할테고 그럼 그 이송단 사람들을
다 죽이고 식구들을 다 죽이겠답니다.
어떤 도구로 어떻게 죽일지 구체적으로 얘길하더군요

듣다 못한 제가 말했습니다.
다시 널 정신병원에 넣을 일은 없고(어머니가 그렇게 약속하셨답니다.)
그냥 엄마한테 돈 타서 쓰다가 취업되면 독립해 나가라
어머니는 돌아가실때까지 내가 모시겠다
네가 나간다면 아마 조그만 아파트 정도는 해주실꺼다
그걸로 우리 인연은 정리하자

그러나 동생은 무조건 한번은 병원에 입원을 시켜야겠답니다.
화가 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를 정신병원에 넣으려는 시도를 한다면 나는 가만있지 않을것이다.
난 네 말대로 너보다 더 배웠고(동생은 자기 말이 막히면 무조건 자신이 못배워서 그런다며
제가 대학나온걸 항상 비아냥 거렸습니다.)
네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내 나름의 조처를 취할 것이다.
이건 부탁이 아니라 경고다


동생은 밖에서 내내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제게 욕을 하고 있습니다.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악을 쓰고 있으니 아마 동네사람들이 다 듣겠지요
하루이틀 아니니, 창피한 마음도 안듭니다. 그냥 사람들한테 미안하네요
지금은 전쟁영화 디비디를 보고있습니다.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아주 사실적인 묘사로 유명한 영화인데 화가나면 꼭 그러더군요

동생이 감기기운이 있어 계속 기침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미워도 약은 줘야겠다 싶어 기침약을 줬더니
설명서를 가져오랍니다.
없다니까 집어던지더군요. 아마도 제가 무슨 다른 약을 준걸로 생각하나 봅니다.


내일이 걱정됩니다.
동생은 어머니 가게에 나가 물건을 부시며 정신병원에 보내보시지 이렇게 나올 수도 있고
저와 어머니는 이송단에 끌려 정신병원에 갈수도 있습니다.
어머니는 우울증을 앓고 계십니다.
병원에서 입원 권유를 받았으나 가게를 쉴수없어 그냥 일을 하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마음이 약하셔서 절대 다시 동생을 입원시킬 수 없습니다.
동생의 일을 말씀드릴 수도 없습니다.
우울증만 더 심해질테니까요
의논할 어른도 없습니다. 친척들과는 거의 연락하지 않고
모두들 동생을 무서워합니다.

부탁이니 위로의 말을 하지 말아주십시오
위로의 말은 사실 제가 더 힘듭니다.
7~8년째 이런 생활을 하다보니 누가 어떤 위로의 말을 해도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분노의 말은 더더욱 힘듭니다.
누군가 위로한거나 제대신 분노한다면 펑펑울다가 잠들고 말것입니다.
제겐 눈물이나 분노가 아니라 저와 어머니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감정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 병원에 어떤 걸 알아봐야 하는지
적어도 이송단 사람들이 저와 어머니를 이송해 병원에 가두려 할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방법을 아시는 분 계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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