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벅꾸벅 졸면서 시내로 나가 트린 T. 민하와 장 폴 부르디에의 밤의 여로를 보고 왔어요. 영화보다는 비디오로 찍은 퍼모먼스 아트의 종합 세트처럼 느껴지더군요. 두 여자와 한 소년이 신비스러운 열차를 타고 밤여행을 떠난다는 건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에서 빌려왔고요. 상당히 자아도취적이고 엄청 나이브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끝도 없이 남발되는 상징주의는요. 굉장히 많은 인용들도 그렇게 내용을 깊이 있게 만들어주지는 못하는 것 같았어요. 대사들과 스토리를 반 이상 지워버리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주인공 카이라를 연기한 유제니아 유안 (정패패 딸)이 이 영화에서는 영어 이름을 떨쳐버렸더군요. 하지만 그 사람의 본명이 뭐였던가요? 이 사람은 왕년의 선수답게 몇몇 리듬 체조 장면을 선보이기도 해요. 같이 여행을 떠나는 카이라의 친구 이름은 '나비'인데, 아무래도 한국인인 것 같아요. 나비라는 이름이 정말 한국어 나비인데다 중간에 언어 놀이를 하는 동안 날카롭게 한국어로 '쌍둥이!'를 외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