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집 Last House Standing

  • nixon
  •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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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EIDF에서 대상을 받은 [안녕 나의 집 Last House Standing]을 지금에야 봤습니다. 몇몇 다큐들을
녹화했었거든요. 3~4개 정도 녹화 했는데 운이 좋았던 거죠. [안녕 나의 집]은 60년간 결혼도 안하고, 직
업도 없이 커다란 집을 지킨 괴팍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사이 중국의 역사가 유유히 흐르게 됩니
다. 그리고 노인의 집에 대한 애증도 서정적으로 흐르죠. 마지막 대문을 닫는 모습을 뒤에서 촬영한 장면
은,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과 함께 픽션의 한 장면으로도 보기에도 충분합니다.


이 작품의 대체적인 평가는 "중국의 문화혁명과 산업화를 배경으로 급변하는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깊이
성찰했다" 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제게 가장 돋보였던 것은 다큐멘터리를 찍는 감독과 그 객체가 되
는 노인간의 관계였죠. 빨래를 절대 손을 대고 하지 않는 이 노인을 두고 감독은 한심한 부르조아라느니
인텔리라느니 하면서 대놓고 이죽거립니다. 그 말에 하나도 지지 않고 노인도 되받아치는데 그건 깔끔한
논쟁이 아닌 그저 자신의 말만 하는, 그러니까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거친 대화의 한 조각일 뿐인거
죠. 세련되지 않은 서로의 고집입니다.


그러나 서로 전혀 다른 이 두 사람(촬영을 하며 인터뷰를 따는 감독은 '말괄량이'라 불리는 젊은 여성이었
습니다.)은 다큐멘터리가 진행되는 동안에 묘한 교감을 나누게 됩니다. 둘이 티격태격은 하지만 노인은
밤마다 감독에게 따뜻한 레몬 홍차를 내줍니다. 걸름망으로 내린 진짜 커피도 곧잘 대접하고요. 감독은 감
독대로 노인을 삼촌이라 부르며 다양한 감정의 시선으로 이 노인을 지켜봅니다. 곧 철거 될 집에서 하루하
루를 버티는 퍽퍽한 노인의 다큐멘터리가 그런 이유로 자신의 아름다운 색을 가지게 되더군요. 60년간 집
을 지켜 온 (결혼을 안 한 이유도 집 때문이랍니다. 아내쪽의 새로운 식구들이 와서 그 큰집에서 비벼댈
걸 생각하니 참을 수 없었다나요.) 삼촌이라 불리는 노인과 다큐멘터리를 찍는 걸걸한 말괄량이 여감독
의 이야기.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을 훌륭한 하나의 영화 속 캐릭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게 전 좋더군요.


노인이 집을 떠난 후. 마지막 짧은 에필로그는 이렇습니다.


감독은 노인에게 20~30년간 계속 인터뷰 하고도 싶어요. 그럼 더 친해질 수 있을텐데. 그러자 노인은 그
렇게 못할걸? 끈기가 없어서. 감독은 아무래도 힘들겠죠. 노인은.. 세월이 말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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