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에 대한 몇가지 생각.....

  • 와토
  •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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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론과 부유세 실행론중에서 어느 것이 더 빨갱이적일까요?  
웃긴 예일지는 몰라도 그 한나라당의 정형근조차도 부유세 도입필요성에 동의한 법안입니다.
저번에 노회찬과 TV 토론에 나와서 한 말이었죠. 빨갱이와 친북세력의 냄새를 맡는데 도통한 그 정형근의원조차 동의한 거라면 일단 사상검증(?)에서는 별 무리없이 통과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유세도입 문제야 말씀하신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과는 아무 상관이 없긴 하죠. 그것을 주장한 적이 없고 공약으로 내건 적도 없는 게 사실이니까요.
따라서  부유세제도를 왜 도입안하느냐라고 볼멘 소리를 노 정권에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유세를 사회주의적이라느니 반시장경제주의라고 하면서 현정권과 집권여당에서 매도하거나 경시한다면 그것은 또 사정이 달라집니다. 그것은 스스로가 조중동같은 보수언론및 재계의 현실인식과 별반 차이없음을 드러낼 뿐이고 빈부격차와 분배문제를 해결하려는 여타의 모든 시도와 정책에 대해서 자기 스스로 무의미한 색깔론의 덫에 빠져드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제대로 된 분배정책하나 제대로 시행못하면서 현 정권과 집권여당이 늘 우파들로부터 " 반시장경제주의" 라느니, " 사회주의적 경제정책 "이라느니 하는 색깔론을 듣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부유세 도입이든, 비정규직 차별철폐 의제이든, 혹은 노조의 기업경영 참여문제이든, 또는 노사정위원회를 필두로 한 코포라티즘(조합주의)의 전면시행이든간에 이 모든 경제의제들은 진보 보수의 차원을 뛰어넘어서 존재하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보수주의적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부유세 도입을 추진할 수 있고, 노사정대타협을 유도할 수 있고, 노조의 기업경영참여를 중시하는 소위 유럽식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미국식 주주자본주의와 상반되는..) 를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진짜 원조보수(?)는 공동체적 질서와 전통 유지, 그리고 상호부조에 많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를 유지하려면 부의 재분배를 둘러싼 긴장관계를 해소시키는 것이 필수적이고 경쟁에서 낙오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긴장관계 해소를 위한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공동체는 붕괴되기 일쑤라는 것을 구보수주의자들은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으니까요.

따라서, 유럽에서는 카톨릭교회나 왕당파적 정치전통을 계승하는 舊보수 세력이야말로 사회보장제도를 정부적인 차원에서 제일먼저 도입 실행하였고, 노조가 기업과 국가경영에 참여하는 코포라티즘 제도역시 마찬가지로 카톨릭 교회및 구 보수세력이 역설해왔던 것입니다.
사회보장제도의 기원 자체가 교회의 자선사업에서 비롯된 것이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사회보장제도는 다 아시다시피 비스마르크가 시행한 것 아니겠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영향을 받았다는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도 바로 원래 독일의 기독교 보수 세력인 기민당의 경제정책이었습니다.

따라서, 사회보장제도와 노조의 기업경영 참여, 노사정위원회같은 코포라티즘, 그리고 분배와 성장을 균형있게 중시하는 사회적 시장경제 이 모든 것들이 좌파와는 상관없는 정책이고 사상입니다. 이 정책들이 사회주의적이라면 카톨릭 교회와 기민당같은 보수정당들도 죄다 빨갱이고 사회주의자라는 우스운 결론이 나올 수 밖에요.

그런데, 이런 정책들과 사상이 한국에 건너오면 좌파, 사회주의, 빨갱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씁니다.
도대체, 누가 그런 색깔론으로 비난을 하는 걸까요?
간단합니다. 소위 미국식 신보수주의(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한국형 신보수주의자들 덕분이지요.
조중동같은 보수언론(특히 중앙일보)및 경제신문들, 그리고 서강학파같은 주류경제학자들과 각종 정부, 기업의 경제연구소들이 카르텔을 이루고, 전경련과 자유기업센터같은 곳은 사령탑이나 프로파갠다을 담당하고 있는 이 구조는 거침없이 색깔론을 경제영역에서 들이대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독일의 보수정당 기민당의 '사회적 시장경제' 이념은 졸지에 사회주의적 혼합경제이념으로 한국 보수언론에 의해 둔갑되었고, 카톨릭 교회의 정치사회 이념이었던 조합주의(코포라티즘)역시 졸지에 한국언론과 소위 경제전문가라는 사람들에 의해 친사회주의 정책으로 매도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끊임없이 색깔론과 신자유주의의 이념인 시장경제만능 담론을 유포시키고 선전선동하는 소위 한국형 신자유주의자들의 작업은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보수언론과 경제신문의 여러 기사나 여론조사를 보면, 실제로 국민들이 갖고있는 정치경제적 이념의 지표는 신자유주의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보적인 사람들은 당연히 대척점에 서있고, 심지어는 보수적인 노년, 장년 세대에서도 신자유주의적 경제이데올로그가 그다지 위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론조사에서는 경제적인 영역에서만큼은 늘 복지와 분배중심의 경제체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 우세하였거든요. 대부분의 보수메이저 언론의 여론조사과 경제신문의 여론조사에서 분배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소위 한국형 신자유주의자들의 고민(?)이 되는 것이죠.
한국의 노년장년 세대들은 정치적으로는 매우 보수적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진보주의자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평범한 한국의 기성세대들은 앞에서 말한 바로 그 舊보수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현실정치에서 구보수는 완전히 소멸했지만, 적어도 평범한 대중의 의식속에서는 공동체적 질서 유지와 상호부조를 희망하는 구보수의 정서적 태도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들 한국 노,장년세대들에는 소위 미국식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빨갱이 이데올로기보다도 더 뜬금없고 낯선 것에 불과하지요.

정치,사회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대중의 의식은 판이하게 다른 양 극단으로 갈려있습니다.
대북관, 대미관, 국가보안법같은 정치사회적인 의제는 늘 논쟁적이고 첨예한 전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보수진보로 확연히 구분이 가능하지요. 그리고, 이러한 구도는 일반 대중을 표본으로 하는 집단뿐만 아니라, 여론주도층을 표본으로 하는 집단에서도 확연히 나타납니다.
즉, 대중 집단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일반 서민 개개인과 여론 주도층 집단에서 보수적인 의식을 가진 파워 엘리트 개개인의 정치적 위치과 경향은 (정치, 사회적 의제에 한해서는) 거의 동일합니다.
진보나 개혁그룹도 마찬가지이구요. 개혁적인 일반 대중과 개혁적인 엘리트 모두 (정치,사회적 의제에 한해서는) 동일한 인식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경제적인 의제는 상당히 사정이 판이합니다.
우선, 대중 내에서 별로 보수 진보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친자유주의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진보적인 것도 아닙니다. 분배를 우선시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동시에 성장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아무튼, 경제적인 의제에서는 일반 대중들은 열중에 아홉은 중도적인 비슷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대중과는 상반되는 개념의 여론주도층에서도 경제적인 의제에서 관해서는 의견이 서로 일치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국가보안법과 친일청산 문제에 있어서 그렇게 치열한 대립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경제적인 법안처리에 있어서 놀랍도록 호흡을 일치시키는 모습을 보거나, 혹은 서로 시장경제주의(?)에 충실하겠다는 그들의 언술이 대표적인 예지요.

그런데, 바로 이러한 여론주도층, 혹은 파워 엘리트들의 획일적인 시장경제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은 결국 일반 대중과 분리된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치, 사회적인 의제에서는 각 그룹내에서 좌우구도가 갈리지만, 경제적인 의제에 있어서만큼은 좌우구도가 아닌 상하구도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즉 정치경제 파워 엘리트대 일반 서민 대중이라는 구도로 경제적인 의제에 대한 담론의 경쟁이 형성되는 것이죠.

많은 서민 대중이 분명 사회보장제도의 확대같은 분배정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은 그다지 별 관심을 갖지 않은 듯 싶습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를 대중은 원하고 있지만, 집권여당, 보수야당 그리고 행정관료들은 일단 시장경제주의라는 그들만의 여과기로 걸러내기부터 시도합니다. 그래서 형식만 남고 알맹이는 늘 비어있는 정책만이 양산되는 것이지요.
평준화는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지지하고 있지만, 각종 보수언론과 재계, 경제관료및 보수정당 내에서 끊임없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경제적인 의제에 한해서는 일반 대중과 지배엘리트 계층간의 대립구도가 이미 형성되어 있고 앞으로 점점 첨예하게 되어 갈 것입니다.

愚公님께서는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민노당및 노조등의 진보진영, 그리고 참여연대같은 시민단체에서 제안하는 여러 경제개혁정책들이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거나 의심을 살 것이라고 보시지만, 천만에 말씀입니다.
오히려 저는 경제적인 의제에 있어서 여러 개혁적 진보적 프로그램들이 정치적인 의제보다는 대중부터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보수적인 일반 서민대중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히틀러의 나치가 일반 중산층, 소시민,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속임수를 써서 그들을 열혈 지지자들로 만들었지를 한번 떠올려보세요.
히틀러의 나치는 볼세비키와 대 노동조합만을 비난한 것이 아니라, 중산층과 소시민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기업가, 자영업자들을 위협하는 대기업을 격렬하게 비난했고, 더 나가서는 대기업과 부유한 자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고전적(자유방임형) 자유주의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격렬하게 증오하였습니다.
바로 그점이 고전적 자유주의의 위선과 무능과 탐욕에 지친 독일 소시민 대중의 환심을 살 수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독일 나치의 경제 프로그램은 놀랍게도 방임적 자유주의가 아닌 사회주의적 성향을 띈 계획경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전세계 거의 모든 소시민과 일반 서민 대중은 그 존재상 필연적으로 자유방임적 자유주의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자들과 대기업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는 자유주의적 시장경제체제에 대해서 굳이 진보적으로 의식화되지 않더라도 정서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게 마련이죠.
이것은 거의 존재론적인 문제에 가까운 것입니다^^;;

물론, 경제적인 의제에 있어서 진보적인 경제프로그램을 작동하려면 지배엘리트로부터 극심한 반발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이나 과거사 청산은 오히려 약과에 불과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원래 먹고사는 것에 대한 싸움처럼 처절한 아귀다툼은 없으니까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한 히브리스(hybris), 즉 인간의 본성과 같은 것이니, 당연히 경제적인 이익과 재분배를 둘러싼 각 계급, 계층간의 갈등과 대립은 매우 격렬할지도 모릅니다만.... 그렇다고 대다수 서민대중이 원하는 것이라면, 또 그들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은 해야겠지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제 아무리 보수언론과 대통령과 경제부총리로부터 反시장주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더라도 일단 대중의 강력한 성원과 지지가 있는 한, 반시장주의라느니, 혹은 사회주의라느니라는 색깔론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대중의 성원과 지지가 있더라도 그락쿠스 형제와 왕안석과 조광조의 경제개혁(이들 개혁정책의 핵심은 공정한 밥그릇 분배이었죠) 이 실패한 것처럼, 지배엘리트들의 강력한 반대에 좌절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침묵만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대중의 지지와 동의가 없는 것을 걱정해야지, 빨갱이, 혹은 反시장주의라는 비난을 얻는 것을 걱정해야 할 이유가 없지요. 참여연대 장하성 교수의 말마따나 자신의 기득권을 위협하면 무조건 反시장주의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소위 시장주의자라고 자처하는 경제엘리트들의 속성이니까요.
사유재산권의 절대 신성불가침성을 옹호하는 대기업과 재계가 이번에 기업도시를 만들기위해서 민간토지(사유재산)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정부에게 떼쓰는 것을 보세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유재산권과 시장경제의 공정한 질서마저 자기 스스로 부정하는 자들이 아무리 빨갱이, 혹은 反시장주의라고 비난하면서 모든 개혁에 반대하더라도 그것에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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