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 보고 왔습니다.
음, 이 영화의 부제는 '원빈쇼'정도로 해둬도 좋을 것 같아요.
정말 원빈이라면 원 없이 보실 수 있습니다. 터프한 원빈, 귀여운 원빈, 불량학생 원빈,
비련의 원빈, 알고보면 속깊은 원빈, 시종일관 예쁜 원빈, 가끔 오싹하게 아름다운 원빈 등등.
어째 놀리는 것 같지만, 꽤 잘 만들어진 영화였어요. 뒷호흡 마무리가 영 아쉽긴 한데
그 전까지가 워낙 귀여웠고, 비극의 전초전도 그럴듯 했어요.
합법적이거나 긍정적인 방법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꼴통' 남자애의
서툰 슬픔이 폭발하는 장면은... 확실히 마음이 아프더군요.
굉장히 자주 보고, 흔히 들어왔던 이야기, 상황들이었는데 배우의 힘이라는건
크더군요. 김해숙씨, 역시나 공력이 느껴졌고, 신하균은 자기 포지션에서 확실하게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컨트롤을 하더군요.
배우 경력에서 최초로 엔딩 크레딧 첫머리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 원빈에 대해서
한 마디로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었어요. 예전 태극기...때 무비스트였나
어디에서 기자가 원빈은 확실히 마스크가 좋다고, 단순히 잘 생겼다는 의미가 아니라
스크린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정서적인 울림을 준다고 했었던게 생각났어요. 거기다가
연기까지 너무 편하게 잘 해버리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고맙기까지하더라고요. 호홋.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물 만난 고기라는 표현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이 배우한테 왜 이렇게 자꾸 나레이션을 시키는 걸까요? 썩 발음이 훌륭하지
않은데 말이죠. 음, 후반부의 결정적인 사건.이 터진 후부터 마무리까지는 확실히
영화 전체가 힘이 달립니다. 일단 설정자체가 좀.... 무리한 면이 있기도 했지만
쇼 호스트의 내공이 아직 거기까지라는 느낌이 더 강하더군요.
그래도 뭐랄까,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사람을 이기는 방법은 없다는 말이 새삼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아 그리고 여자 주인공도 걱정보다 괜찮았습니다. 설정과 배우, 둘 다 에서요.
적어도 전반부까지는 중요한 건 설정이 아니라 디테일이라는 명제의
예시가 될 법한 영화였습니다. 짝짝짝. 시사회를 보고 온 기자들의 리뷰 기사들이 딱 그만큼인게
이해가 가요. 상투적이지만 그래도 힘이 있는 소극이었습니다. 영화의 크기와 스타의 크기가
거의 일치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어쨌거나 오랜 만에 진짜 '은막의 스타'를 보고 온 기분이라서, 이 시사회에 참석하느라 감수해야한
데미지들이 (아직은) 전혀 아깝지 않아요. 아, 아일랜드 7회도 못봤네요. ㅠ.ㅠ 우리 재복이
어떻게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