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ny Boy"가 사용된 영화들

  • gilsu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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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썼던 글인데, <아일랜드>를 계기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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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

"Danny Boy"는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아일랜드의 노래입니다.
聖 패트릭 祝日(St. Patrick's Day, 3월 17일,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을
기념)이면 아일랜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Danny Boy"라는 제목으로는, 원산지인 아일랜드보다
미국에서 더욱 많이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빙 크로스비를 비롯한
수많은 뮤지션들이 이 곡을 자신들의 음반에 담았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Danny Boy"는 원전이 따로 있습니다.
"Londonderry Air"라는 제목의 곡인데요, 이 곡이 처음으로
문서화된 것은 1855년 조지 페트리라는 전통민요 수집가가 발행한
"Ancient Music of Ireland"라는 책에서입니다.

조지 페트리는 이 곡을 북아일랜드의 런던데리州의 리마바디에
살고 있는 제인 로스라는 여자에게서 받았는데,
제인 로스 역시 제목을 알지 못하고 있어 그녀의 거주지인
런던데리의 이름을 따서 "Londonderry Air"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 "Londonderry Air"라는 곡이 "Danny Boy"라는 이름과 가사를
얻게 된 것은 영국의 변호사 겸 작곡가, 라디오 진행자였던
프레드릭 에드워드 웨덜리(Frederick Edward Weatherly, 1848~1929)
에 의해서입니다. 웨덜리는 1910년 "Danny Boy"라는 제목으로
멜로디를 붙이지 못한 채 가사만 써둔 미완성곡을 만들었습니다.

2년 후 미국에 살고 있던 한 친척이 보내준 "Londonderry Air"라는
곡을 들은 웨덜리는, 자기가 써놓은 "Danny Boy"의 노랫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듬해인 1913년 드디어
"Danny Boy"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정작 웨덜리는 아일랜드에 발 한 번 들여놓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Danny Boy"가 영화 속에서 중요한 테마로 사용되어진
세 작품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멤피스 벨> <밀러스 크로싱>
<브래스드 오프>입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세 작품은 모두 어떻든
아일랜드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멤피스 벨>은 극의 주요 인물로 아일랜드 출신의 '대니'
(에릭 스톨츠)가 등장하며, <밀러스 크로싱>에서는 보스 '리오'
(앨버트 피니)가 아일랜드 출신이며, <브래스드 오프> 역시
그림리 탄광 브라스 밴드의 리더 이름이 '대니'(피터 포슬스웨이트)입니다.


<Memphis Belle> / George Fenton / Varese Saravande / 44:07

'멤피스 벨'은 1943년 영국의 한 공군기지의 수많은 B-17 폭격기들 중,
24번의 출격에서 무사히 귀환하고 이제 마지막 25번째 출격을 앞두고 있는
'전설적인' 폭격기의 닉네임입니다. <버디>의 매튜 모딘이 '멤피스 벨'의
리더인 데니스 대위로 출연하며, 가짜 '의대졸업생' 밸 역을 맡은
빌리 제인, 후미 기관총 사수 클레이 역의 해리 코닉 주니어를 비롯하여,
에릭 스톨츠, 테이트 도노반 등 익숙한 배우들이 대원들로 등장합니다.

<멤피스 벨>의 음악은 <유'브 갓 메일> <애나 앤 킹> 등을 맡았던
조지 펜튼이 담당했습니다. 런던 태생인 조지 펜튼은
<간디> <자유의 절규> 등으로 4번이나 아카데미에 후보로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던 상복이 없는 작곡가이지요.
펜튼은 <멤피스 벨>에서 "Danny Boy"를 기본 테마로 다양하게
변주한 스코어들을 들려줍니다.

도입부에서 구름 가득한 하늘을 부유하는 스크린과 함께 들려오는
"The Londonderry Air / Front Titles : Memphis Belle"를 시작으로,
25번째 출격 전날 파티에서 해리 코닉 주니어는 흥겨운
스윙 재즈 버전으로 "Danny Boy"를 들려주며, 출격 직전 활주로에서
'대니 보이' 대니가 자작시를 읊을 때 동료 잭이 하모니카로 연주하고,
25번째의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고 귀환할 때 '멤피스 벨'에서
대원들이 다 함께 "Danny Boy"를 부르기도 합니다.

사운드트랙 앨범에는 GRP 레이블의 재즈 보컬리스트 마크 윌리엄슨의
목소리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Miller's Crossing> / Carter Burwell / Varese Saravande / 27:57

"Danny Boy"가 사용된 또 하나의 영화는 코엔 형제의 <밀러스
크로싱>입니다. 1929년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 이민 2세 마피아들의
세력 다툼을 내용으로 한 이 영화는, 90년 개봉 당시 비평가들로부터
<대부3>와 함께 '최고의 갱스터무비'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습니다.
극중에도 등장하는 'Miller's Crossing'은 실제로 30년대 마피아들이
한적한 숲속 교차로에서 배신자들을 사살한 데에서 유래한 제목이라고 합니다.

코엔 형제는 이 영화에서 "Danny Boy"를 매우 아이러니컬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계 마피아의 보스 '리오'가 "Danny
Boy"를 들으며 잠을 청하다 이탈리아계 마피아인 카스파 일당의
습격을 받게 됩니다. 아일랜드의 유명한 테너 프랭크 패터슨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Danny Boy"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왕년의
기관총 명사수 리오는 혼자서 카스파 일당들을 싹쓸이해버립니다.
영상과 음악이 부조화 속의 묘한 조화를 이루는 명장면이었죠.

<밀러스 크로싱>은 코엔 형제의 오랜 파트너 카터 버웰이 <분노의
저격자(Blood Simple)> <아리조나 유괴사건(Raising Arizona)>에 이어
세번째로 함께한 영화입니다. 카터 버웰은 이 영화에서 백파이프를
사용하여 아일랜드의 풍취가 물씬 담긴 스코어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Miller's Crossing'으로 사용된 숲의 나무들이 보여지는 도입부에서
흘러나온 "Opening Titles"과, 톰(가브리엘 번)의 테마인
"A Man And His Hat"이 바로 그런 곡들입니다.

사운드트랙 앨범에는 카터 버웰의 스코어들과 함께, "Danny Boy"가
프랭크 패터슨의 앨범 "Ireland in Song"에서 발췌, 수록되어 있으며,
1920년대와 30년대에 유행했던 "King Porter Stomp" "Running Wild" 등
흥겨운 재즈곡들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Brassed Off> / Trevor Jones / RCA Victor / 49:46

마지막 영화는 지난 96년 개봉됐던 <브래스드 오프>입니다.
요크셔의 '그림리'라는 가상의 탄광도시를 배경으로,
탄광산업의 몰락으로 폐광의 위기를 맞은 그림리 시민들의 이야기를,
광부들로 구성된 그림리 브라스밴드의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 영화입니다.
96년 하반기 영국영화 흥행 1위작이었으며, 97년 선댄스 영화제에
오프닝 작품으로 초대되기도 했지요.

<브래스드 오프>의 음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미시시피 버닝> <라스트 모히칸>의 트레버 존스가 담당한
오리지널 스코어이며, 또 하나는 '그림도프 탄광밴드'가 들려주는
브라스밴드 연주곡들입니다. 브라스밴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트레버 존스의 스코어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고
브라스밴드의 곡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각본 및 감독을 맡은 마크 허먼이 앨범 속지에서 밝혔듯이,
그림도프 브라스밴드의 풍부한 음악을 제대로 느끼려면
'스피커 따위는 잊어버리고 커다란 소리로 이웃들과 함께' 즐겨야 합니다.

그림리의 모습들이 파노라마로 보여지는 오픈 크레딧의 "Death or
Glory"에서부터, 플뤼겔호른의 솔로가 돋보이는 "En Aranjuez Con Tu Amor",
알버트홀의 전국결선에서 연주하는 "William Tell Overture"까지
금관악기들이 뿜어내는 풍부하고 진한 음악을 온몸으로 느끼실 수 있는
앨범입니다.

<브래스드 오프>에서 "Danny Boy"는 브라스 음악만을 삶의 전부로
생각하고 평생을 살아온 밴드의 지휘자 대니를 상징합니다.
대니가 진폐증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늦은밤 병원 정원에
단원들이 모여 작업모에 달린 채광용 전구의 불빛으로 악보를 비추어가며
다함께 "Danny Boy"를 연주하는 장면은 감동적이었지요.
세 편의 영화들 중 가장 좋아하는 버전입니다.

"Danny Boy"는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조용히 개봉되었던 짐 셰리던의
<복서(The Boxer)>와, (사운드트랙 앨범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Good Fellas)> 등 수많은 영화들에서
사용되어왔고 또 앞으로도 사용될 겁니다.

아일랜드를 소재로 하는 영화가 계속 제작되는 한,
그들의 정서를 대표하는 "Danny Boy"를 빼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 "Danny Boy"의 다양한 버전을 가장 알차게 들을 수 있는 블로그입니다.
   전혀 모르는 분의 블로그인데 혹시 실례가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http://blog.naver.com/fullscore.do?Redirect=Log&logNo=2886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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