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관련된 어찌보면 유치한 이야기.

  • drlinus
  •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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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휘오나님이 쓰셨던 "빌려주면 안돌아 오는 것들. 빌려쓰고 안돌려 주는 것들." 이란 글을 읽고 생각이
났던 일인데요.  :)

우선 제 이야기는 아니고.  결국 남 얘기를 하는.  -_-;;

평범한 대학 동성 친구사이인 A와 B가 있습니다.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슬렁슬렁 소원한 사이는 아닌 그럭저럭 친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사이입니다.
다만 B는 A를 매우 친한 친구로 생각하기는 합니다.

어느날부터 A는 B에 대해 불편함과 짜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에 대해 제게 상담을 해오기 시작했습니다.
상담 내용에 기초되는 에피소드들은 대략 이렇슴다.

# 에피소드 1.
간만에 동기들끼리 같이 밥을 먹고 놀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미리 합의하여 일정 조정 끝낸 상태.
식사 전 모 장소에 모두 모여 요구르트 비스므르한 것을 모두 먹고 있는데 B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A가 B에게 전화하여 어디냐고 물으니 가까운 장소에서 잠시 누군가를 만나고 있고 곧 가겠다고 했답니다.
나머지 군단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니 선약이 우리인데 뭐하는 것이냐.  라는 불평이 나왔고 잠시 뒤
B가 나타났습니다.
자신도 요구르트 비스므르한 것을 주문하고 먹습니다.
그것을 대강 먹은 뒤 B는 아까 만나던 사람을 다시 만나고 금방 오겠다는 말과 함께 사라집니다.
B가 먹은 것의 계산은 우선 A가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날 모임 끝날때까지 A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고 B는 자신이 먼저 그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 에피소드 2.
저와 A와 B.  이렇게 3명이 만나 식사를 하였습니다.
원래 제가 사겠다고 하였지만 A와 B는 지난번에 사주셨으니(제가 그들보다 나이가 쬐끔 많슴다) 이번엔
각자 계산을 하자고 합니다.  
주문 시작.
저와 A는 에피타이저에서 디저트까지 모두 주문을 하였는데.  
B는 자신은 별로 배가 고프지 않다면서 하우스 샐러드 수준만 주문을 합니다.
음식들이 오고.  B는 저와 A의 음식을 골고루 먹습니다.
계산은 자신의 샐러드만 합니다.

# 에피소드 3.
A의 연구실에서 사람들끼리 피자를 시켜먹기로 했는데 마침 B가 있었습니다.
B는 그날도 배가 고프지 않았습니다.  -_-;;
피자가 도착했고 각자 동일한 돈을 내서 계산을 했습니다.
자신들만 먹기 약간 뻘쭘모드 발동했는 지 연구실 후배들이 B에게 언니도 좀 드세요.  라는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A도 마지못해 그러한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A는 피자를 한쪽 먹었고 B는 두쪽 먹었습니다.
물론 계산과정은 아까 이미 끝났으니 B는 계산과정에서 당근 제외였습니다.

# 에피소드 4.
학교 식당으로 A와 B와 친구 몇명이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식권을 사려 하는데 B가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A에게 이따 줄테니 대신 사달라고 합니다.
네.  기껏 30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이 지나도 다음날이 되어도 오늘까지도 B는 3000원을 A에게 주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말도 없습니다.

비슷한 예는 매우 많지만 이 정도로 정리를 하고.
여기서 몇가지 짚어볼 것이 있습니다.
우선 에피소드들에 등장하는 돈의 액수가 매우 큰 경우는 없습니다.
몇천원에서 잘해야 5만원 정도.
그래서 A는 더 분노합니다.  그리고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B에게 말하는 것이 유치할 정도라는 생각도 합니다.
피자 한쪽과 두쪽 케이스 때문에 유치함이 더 크다고도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B가 혹시 가난한가?  매우 궁휼한가?
B는 자신의 차를 가지고 있고 A는 엄마차를 빌려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A와 B의 집안 경제력을 비교하면 오히려 B의 집안 경제력이 높습니다.
학생 시절 둘이 받는 용돈은 비슷한 수준이었고 직장을 가진 이후 급여 수준도 비슷합니다.

혹시 B는 원래 음식을 조금밖에 먹지 않는가?
저의 경험.  A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B는 음식 먹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심지어 많이 먹습니다.

혹시 B는 수전노?
B는 와인이나 인라인 등 몇가지 심취하고 있는 취미생활 등이 있습니다.
그것을 즐기기 위해서는 돈을 매우 팍팍 쓴다는 것이 곳곳에서 감지되었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지만 A는 B의 돈에 대한 개념.  정확히는 자신과 있을때(딴 곳에서 어쩌는 건 A가
신경쓸 문제가 아니니까요) 벌어지는 나름대로 소액과 관련된 입씻기 전략(A의 입장에서는 이젠
전략으로 느끼는 것입니다)에 대해 매우 불편해 하고 있고 짜증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는 B에게 그 이야기를 단 한번도 못하고 있습니다.
무섭답니다.  -_-;;
달리 무서운 것이 아니라 B가 가진 성격이 드러나는 짜증스러운 표정 때문입니다.
그 표정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저는 나름대로 선배 입장인지라 무시할 수 있는 처지지만 저도 그 표정이 매우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애니웨이.
그래서 A는 B에게 아주 적은 돈 이야기.  그것도 대부분 먹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아직까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어찌보면 매우 유치한 이야기 같아서.
예를 들면 "그때 3000원 왜 갚지 않는 것이냐" 이런 대사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B의 이러한 행각에 대해 동기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는데 모두가 비슷한 경험을 하였으나
동기들 역시 B에게 단 한번도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B는 자신이 친하다고 생각하는 동기들 모임이 아닌 취미생활로 만난 모임에서는 그러한
행각을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A는 괴롭습니다.
B가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연락을 받으면 매우 불편해집니다.
따라서 만나는 것 자체가 편하지 않습니다.

저는 A에게 좀 유치한 것 같아도 자네가 그렇게 괴로운 일이고.  또한 B의 그런 행동양식은 B 자신에게도
결코 좋지 않은 것이니 자네의 편안함과 그래도 B를 친구라 생각한다면 직설적으로 얘기를 하는 것이
좋다.  라고 얘기를 해줬습니다.

A도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할때 B가 보일 태도와 표정이 너무나 예상되기 때문에 무섭답니다.  -_-;;
그리고 너무 유치한 얘기같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 지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A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drl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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