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타비아니 형제 회고전. 처음에 '전복자들'을 보고 웬지 밋밋하고 짜맞춘 느낌이 맘에 안들어서 심드렁했는데, 아래에서 '유랑 극단' 추천해주신 그 교수님이 '성 미켈레의 수탉'과 '로렌조의 밤'을 추천해주시더라구요. 결과는 두 편 다 대성공. 연극적인 느낌과 함께 사람은 왜 혼자살 수 없는가, 사람의 이상이란 무엇이고 비슷한 이상을 가진 사람들 끼리의 관계란 무엇인가 등등 여러 고민을 하게 해 주었던 '성 미켈레의 수탉'도 좋았고, 프로그램에 적힌 설명처럼 마술적 리얼리즘의 느낌을 지니면서 전쟁 속의 인간 군상을 마치 출애굽기를 보듯이 그려낸 '로렌조의 밤'도 걸작이었습니다.
'파드로 파드로네'야 예전에 동숭에서 개봉할 때 보았다지만, 이 형제 감독의 영화들이 이렇게 괜찮은줄 알았다면 더 많이 챙겨볼 것을. 항상 이런 회고전이 있을 때마다 뒤늦게 후회하고는 하는군요. 그나마 '피오릴레'를 '로렌조의 밤'과 함께 개봉할 예정이라니 다행입니다. 로렌조의 밤 보고 나오는데 백두대간에서 마케팅에 참고할 설문조사를 하고 있더라구요. '초원'이나 '카오스' 등이 보고 싶었는데, 앞으로 볼 기회가 다시 오긴 어렵겠죠?
2. 앞에서 언급한 교수님은 재일교포이시고 일본 영화계에서 일하고 계시다가 요즘은 서울에 주로 계신 분인데요. 일본 영화 관련해서 몇가지 행사에 관여하고 계신 모양이더라구요. 꽤 반가운 소식을 들었는데, 11월 경 시네큐브(아마도 상영관은 아트큐브겠죠?)에서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웬만한 다큐멘터리사의 걸작들은 다 들어올 것 같다고 하네요. (정작 누구누구냐고 말씀드리려니 갑자기 이름들이 생각 안납니다. 죄송. -_-;) 제 경우는 게으름 덕분인지 제목만 알고 찾아보지 못한 작품들이 잔뜩 있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분의 다큐멘터리 '건너야 할 강'도 여기서 상영이 될 것 같더군요. 역시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1996년 PIFF에서도 상영한 작품인데, 재일 한국인 문제라거나 남북 문제를 여러가지로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화면이 꽤 아름다웠는데 테이프가 아닌 필름으로 제대로 볼 수 있게 된다니 기쁘네요.
3. 역시 동일 교수님을 통해 들은 소식. 메가박스에서는 올해도 일본 영화제가 열릴 것 같다고 하네요. 이쪽은 자세한 정보를 모릅니다만... 혹시 여기에 대해 자세히 아는 분들 계신가요? 최신작 위주일지, 작년처럼 고전(?!) 위주일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작년에 틀어줬던 작품들 중 몇 편 정도는 중복되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4. 이번주 씨네21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울 아트 시네마의 차후 유력 후보지 중 하나는 허리우드 극장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개봉작 틀 때보다는 영화제 할 때 사람이 더 많은가보죠? 저는 허리우드 극장 정도면 꽤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들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외국의 경우처럼 별도의 시네마테크 건물이 들어서는 게 가장 좋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