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이 게시판에서 논쟁을 보고 좀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양반 작품은 정말 싫고 얘기도 하기 싫지만, 요건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저는 전부터 참 신기하게 생각한 것이,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지지리도 관객들에게 호응이 없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저리도 꾸준하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는걸까. 게다가 왜 평론가들은 저 감독을 저리도 띄워주는 걸까. 뭐 이런거였죠. 사실 생각해 보세요. 우리나라 영화판에서 김기덕 감독만큼 절대적인 평론가들의 수혜를 받은 사람이 있는지,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받기 전부터 그 사람은 평론가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어요. 페미니즘 평론가들이나 딴지를 걸었지.
그런 사람이 돌연 자기 학벌을 들먹이면서 차별 받았네 어쩌네 하니 정말 뜬금없다는 생각이 듭디다. 그 사람 영화를 안 봐주는 건 관객들인데, 우리가 언제 감독의 학벌 생각하면서 영화를 골랐다고? 아님, 평론가들 한테 하는 소리였나요? 그럼 그런 배은망덕한 짓이 어딨데요. 살벌한 영화판에서 흥행 안좋으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게 다 누구 덕인데? 솔직히 그 <나쁜 남자>만 해도 그래요. <씨네21>이 페미니즘 비평가들까지 동원하면서 이놈의 영화 띄어주기에 얼마나 열을 올렸나요? 도대체 몇 회에 걸쳐서 특집기사를 실어주고 난리를 치던지 열받아서 그놈의 씨네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당분간 씨네를 끊은적이 있답니다. 이놈의 잡지가 평소에 페미니즘 어쩌구 하는 경향만 보이지 않았었더라면 제가 그렇게 까지 안했을 겁니다.
아님 여성 비평가들이 자기를 학벌갖고 씹는다고 뭐라고 하는 걸까요? 근데, 그것도 웃겨요. 우선 전 그런 평론을 본 적도 없을 뿐더러 또 까놓고 말해서 '멀쩡한 여대생을 창녀로 만드는' 미친 영화를 보고 어떤 여성 평론가가 좋은 소릴 할까 싶습니다. 만약에 있다면 그년이 미친년이지.(험한 말 해서 죄송--;;)
아뭏든 김감독이 유럽에서 거두는 성공을 보니, 새삼 오리엔탈리즘의 위력을 느낍니다. 서구인들은 언제나 우리 동양을 신비하고 비논리적인 야만의 나라, 특히 여성을 억압하고 학대하는 기형적인 사회로 생각하죠. 고든장군이 청나라 황제 앞에서 무릎꿇고 조두하길 거부하면서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오직 신과 여자들 앞에서만 무릎을 꿇습니다." --;; 참 깨는 소리를 합니다만, 이건 웃어넘길 일이 아닙니다. 잉카의 마지막 황제가 스페인의 피사로 군대에게 살해될 때 죄목중의 하나가 뭔줄 아십니까? 수많은 여인을 아내로 삼아 간통을 저지른 죄' 랍니다. 미국이 하와이를 점령할 때 명분으로 것 하나도 그 섬에 있는 여성의 할례의식이었죠. 여성을 불구로 만드는 야만적인 동네라 점령해서 개화해야 한다나...--;;
솔직히 현재 이슬람 사회에 만연하는 여성학대 문화에 대해 서구 언론이 열심히 보도하는 태도에는 순수한 인권운동 이상의 어떤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이슬람 사회를 옹호하는 건 아닙니다.!)
웃기게도 서구인들은 이런 짐승같은 동양의 영화를 보면서 어떤 '위로'같은걸 받나 봅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숙녀우대는 어디까지나 신사의 명예를 위한 것이지 여성을 위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멀쩡한 여자를 창녀로 만들면서 거기다 파렴치하게도 삶의 위안을 얻는 남자들을 보면서 서양인들은 무슨 대단한 철학이라도 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평론가들도 같이 놀아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