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보내기.

  • 몰락하는 우유
  •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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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두번 가지는 연례 행사인 '설과 추석때 사람들이 빠져 나간 조용한 도심 즐기기'를 하러
즐거운 마음으로 광화문으로 나갔습니다....만 기대와는 달리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걸 보고
당황했었더랬습니다. 전날 미소년에서 아는 분이 '아침 10시 부터 8시까지 그 주변을 지나다녔는데
사진기를 마구 휘둘러 대는 사람들이 하루종일 꽉 차있었다. 다시는 광화문 커피빈에 가지 않겠다'
라는 말을 하면서 모종의 충고를 해주셨는데 말을 들을 걸 그랬나 봅니다. 명절 휴일은 괜찮을 줄
알았는 데 흡연석에 남아 있는 테이블이 하나도 없는 걸 보니, 저도 이젠 주말에는 안가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사방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인데 한산한 곳은 정말 한군데도 없네요. 부드러운
더블샷의 메리트도 점점 떨어져 가고 있으니 이제는 괜찮은 일반 카페를 찾아야겠어요. 쉽지는
않겠지만요.

어제밤에 차례 준비를 모두 끝내고 씻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 버렸습니다. 앞치마를
벗고 잔 것만 해도 다행이죠. 저희 집은 그래도 차례나 제사때 일 분담이 잘 되는 편 인데 믿었던
아버지가  그만 배신을 때리고 골프장에 가시는 바람에 평소보다 두배 가까이 일을 해야 했습니다.
언니는 종일 잠만 잤고...(사실은 별로 기대도 안 했지만) 덕분에 입천장 근처에서 맴돌던 목감기의
징후가 목 근처까지 내려왔습니다. 오늘밤엔 힘들더라도 꼭 일찍 자야겠어요. 감기로 며칠씩
고생하기엔 세워놓은 계획이 너무 많거든요.

저희집은 큰집이지만 친척들이 서울에 거의 없는지라 친척 모임 치르기 같은 건 다행히 거의
없습니다. 서울에 와 있는 분 들도 외가쪽이거나 약간 촌수가 먼 쪽이라서 가끔 전날 찾아오는
정도지요. 하지만 대신에 추석 바로 다음 날에 제사가 있습니다.(어느 분 제사인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이것 때문에 한가한 명절 분위기는 누리기가 힘들어요. 익숙해져 있기는 해도 가끔은
그 분이 원망스럽습니다. 마지막날은 원래 푹 쉬어 줘야 는 건데. 뭐 백수의 몸이라 하루 더 지나서
쉬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기분이라는 게 있잖아요. 일로 시작해서 일로 끝나는 추석입니다.
다들 즐거운 시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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