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고 자라길 시내중심가에서 지내서일지
명절이라고 텅비어버린 시내의 한적함이 저에겐 명절풍경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한적함이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한적함의 끝은 그 감정을 다른 누구와
공유할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외로움으로 이어집니다.
묘한 느낌이지만 나쁘지는 않죠.
친척도 많지 않고. 그마저 외국에 살고계신지라
나에게, 우리집에겐 명절은 그냥 하루종일 티비를 하는 일요일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시끌벅적한 명절은 싫습니다. 경험해본적도 없고
아니 대리경험들은 있지만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먼 친척들을 만나면 관심이랍시고 한결같이 대답하기 곤란한 것들을 물어보곤
난처해하는 모습들 보여주면 성공했다는 표정으로 의기양양하는 것도 꼴보기 싫고,
별 의미없는 명절때문에 음식을 준비하고, 청소를 하는 법석을 떠는것도
이제는 슬슬 그만하자는 의견이 나올정도로 식구들 나이가 많아지니
명절에 먹는 몇몇 음식을 더 이상 못먹게 된다는 것이 아쉽긴하지만
그것조차도 돈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 좋기만 합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은 외롭습니다. 하지만 외로움을 이길수만 있다면 나쁜것만은 아니죠.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일까요? 아닐까요?
명절연휴는 오늘빼고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이런 기분은 이제 내년 설에나 또 느끼겠네요.
나이는 한 살 더 먹을테고
몸은 좀 더 부실해질테고
머리는 좀 더 흐리멍텅해질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