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안 내려가고 추석을 보냈습니다. 저 붙잡고 잔소리 할 사람은 없지만서도 요새는 점점 친척들 보기가 불편합니다. 어른들은 덜한데 특히 같은 또래의 애들이랑 그렇죠. 서로 다툰 적 한번 없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어색해지는군요.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대로 친척들끼리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저에게 성화랍니다. 그렇다고 정작 아버지가 친척들하고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오랜만에 하루 반쯤 혼자 있으려니까 좀 홀가분하더군요. 나중에 혼자서 청소하고, 설겆이하고, 빨래하고, 보리차 끓여놓고 할 때는 혼자 사는건 좀 성가시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꼭 조카들이 집안에 들어올 때마다 모기들이 극성입니다. 어젯밤에도 한시간에 한마리씩 잡았을 거에요. 거의 어머니가 잡으셨고 저도 한 두마리쯤.. 모기가 애들 냄새라도 맡는 걸까?
오늘은 누나들, 매형들, 조카들, 어머니하고 같이 소래 포구에 갔었습니다.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 집에 가면서 본 포구도 좋더군요. 대하, 조개, 회, 덕분에 실컷 먹었습니다.
추석때 본 TV 프로그램 가운데 두 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는 디스커버리 채널을 틀었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BBC에서 제작한 노근리 사건 관련 다큐멘터리였죠. 제목이 [Kill them All]인데 한국전쟁 직후 미군당국이 피난민들을 적으로 간주했으며 그것이 노근리 사건의 원인이 되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노근리 사건 생존자들과 학살에 참여한 당시 미 제7기병대 병사들까지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그때 사건으로 피해자들은 물론 가해자들까지 아직도 괴로워하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 사건에 대한 보상은 물론 진상을 밝히는 것도 꺼려하는 것 같군요.
다른 하나는 DCN에서 방영한 [이소룡의 사망탑]. 거의 끝부분부터 봤어요. DCN 홈페이지에 가보니 감독이 오사원이며 한국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볼때는 정말 골때린다고 생각했던게, 제목은 [이소룡의 사망탑]인데 이소룡이 아니라 이소룡 닮은 배우가 이소룡식 쿵후를 하고 있더군요. 악당들이 우주선을 닮은 건물 안에 모여있는데, 다들 모여라 꿈동산에서 우주 비행사들이 입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에는 과일상자가 잔뜩 쌓여있고요. 주인공이 악당들을 모두 처치하고 레이저 트랩을 간신히 넘어가면 소림사 승려 하나가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 보스는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김태정 아니면 황정리겠네요.
그리고 프로레슬링 소식 하나. 빅 쇼가 스맥다운에 복귀했습니다. 자기 위상에 걸맞게 링에 모여있던 수많은 선수들을 모두 쓰러뜨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