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

  • Tech n9ne
  •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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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복수' 글을 보다보니 생각이. 저 역시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두명인데, 모두 제 초등학교 동창들입니다. (물론 국민학교를 졸업한 세대지만.) 당시 같은 반이였던 녀석들의 뻔뻔한 거짓말 때문에 오히려 제가 '거짓말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싸이월드를 뒤져서 녀석들을 찾아낸다면 제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들고 싶을 정도로 오랫동안 저를 괴롭힌 기억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 겨울 방학을 한달 정도 앞둔 시기. 등교를 하기 전에 집에서 여유롭게 신문을 익던 저는 신문 하단에 있는 파스퇴르 우유 지면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파스퇴르 우유의 지면 광고 모델은 차범근씨와 그의 가족들이였는데, 구석에 가족들의 이름이 써있더군요. 하나, 두리, 세찌. 이름이 굉장히 특이해서 재미있다 생각한 저는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모아놓고 그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그때 녀석들이 등장합니다.

녀석들은 반에서 그저 그런 악동 콤비였습니다. 인기가 많은 악동 콤비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아무도 관심을 안가져주는 바보 콤비도 아닌. 그런 녀석들에 제 이야기를 듣더니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저를 막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중 송씨 성을 가진 녀석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 아빠가 차범근이랑 친구라서 내가 그 집에 놀러간 적 있는데 그런 이름 아니였다." 그러더니 평범해 보이는 이름 3개를 말하고는 그게 차범근씨의 자녀들 이름이라고 주장하는거였습니다. 저는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반론할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나이 수준에 '우리 아빠 친구'라는 말은 결정적인 증거로 통했으니 다들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여름 방학 한달전에 새로 지방에서 전학 온 전학생. 제가 아무리 진실이라고 말해도 제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화가 난 저는 증거물을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신문은 어머니께서 이미 버리셨더군요. 증거를 가져오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돌아갔던 제가 다음날 털래털래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냥 등교하자 애들은 저를 '거짓말 잘하는 전학생' 따위로 취급했고 한동안은 정말 괴로웠습니다. 그 거짓말쟁이 콤비 두 녀석은 저를 앞에 두고는 애들에게 "얼마전에 차범근 아저씨와 축구를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는 등의 거짓말들을 늘어놓으며 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억울합니다. 저를 그렇게 거짓말쟁이로 만든 녀석들은 그 사건을 기억하기나 할까요? 저는 한동안 잊고 지내다 2002 월드컵에서 차범근씨의 아들 차두리가 월드컵 대표로 뛰는 모습을 보고 다시 생각이 나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당장이라도 녀석들을 잡아다가 사죄를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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