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년에 하나씩이지만 민족, 국가별 전통 또는 현대 도검(古劒 수집은 아니고...) 수집을 취미 중 하나로 하고 있고, 전통군사사에도 관심이 많아 꽤 들락 날락 거리며 도움도 받은 인터넷 사이트가 신재호님이 운영하던 전통군사사 사이트와 고죽님의 고죽의 칼 이야기 사이트 입니다. 예전에 라스트 사무라이나 바람의 검심에 관련해서 고죽님이 올리신 칼럼을 소개한 적이 있기도 했죠.
위 기사는 고죽님이 책을 내면서 인터뷰 한 것입니다.
2. 인터뷰 첫머리에 궁 수문장 교대식의 도검이나 이순신 장군의 무구가 고증이 한마디로 꽝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수문장 교대식에 쓰는 복식은 꽤 정교하게 고증을 따라 복원이 되어 있습니다. 경복궁은 조선초기 복장이고 덕수궁이 중후기 복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기류에 와서는 말도 안되게 삼국시대의 환두대도의 모양을 본떠서 쓰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칼의 형은 환도인데 겉 장식은 환두대도의 것을 하고 있고, 나머지 월도 같은 것은 철판을 적당히 잘라다가 나무봉에 붙여 쓰고 있습니다.
요새 사극같은 데 나오는 조선갑옷은 어느 정도 고증은 맞추어 나오고 있습니다만, 활을 제외한 (물론 활도 깊이 들어가면 고증이 안맞는 부분이 꽤 있긴 합니다.) 역시 무기류는 꽝입니다. (제작한지 오래되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이순신 장군 동상의 검을 보자면 일본도입니다. 그런데 현충사에 가면 이충무공 장검이라고 197센티미터의 장검 한쌍이 있습니다. 이 것은 국내제작이긴 하지만(일본도가 아니라...일본도로 알고있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양식이 환도가 아닌 일본도 양식입니다. 이것은 그 당시 조선의 칼 중 대형검인 쌍수도의 원류가 일본이기 때문이라고 관련 학자들이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만, 같은 환도장이 만든 장군의 실검은 전형적인 조선환도로 이미 사진(일제시대에 찍은)까지 공개가 되어있습니다. -- 물론 조선 중기 이후에는 일본도의 수입도 많고 국내에서 일본도 양식(정확히는 보통 자루의 십자매기 부분이 주요)을 본 떠 만들거나 수입한 도검을 환도 양식으로 바꾸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순신 동상의 검이 현충사에 있는 그 장검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간단한 이유로 그렇게 되면 이순신 장군의 키는 아무리 작아도 2미터는 된다는 이야기 이기 때문입니다.
3.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 나라 사극이나 영화에서도 또한 이런 면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불멸의 이순신 같은 경우는 갑옷은 어느 정도 고증이 되어 나오지만, 다른 부분은 뭐 그냥 대충 넘어갑니다. 이것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고려, 삼국시대에 이르면 정말 황당하게도 판타지 갑옷들이 되어버립니다. 무국적의 갑옷들과 삼국시대에 양식을 마감한 칼들이 고려말기에 나오기도 하고 해신의 이미지 컷을 보면 킹 아서에 나오는 갑옷과 비슷한 것들도 나오고 말입니다.
불멸의 이순신의 경우 왜군, 장수의 갑옷과 무구는 전량 일본 수입이라고 하는데 대량생산한 재현품이긴 하지만 굉장히 정교하게 만든 고급품들입니다. 그에 비해 조선의 갑옷은 고증이 별로 맞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윗 시대의 것은 아까 말했듯이 더 하구요. 문제는 그 갑옷들의 제작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인데 차라리 고증에 신경을 써서 더 잘만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4. 환도의 복원에는 여지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도검 한세트의 완성이 사실은 분업이기 때문에 칼몸체 자체를 제외한 부분은 아직 여기저기 내려오고 있지요. 칼몸체는 장도(은장도 같은...)가 사실은 작은 칼이라도 부엌칼처럼 대장간에서 뚝딱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장도장(남아 있는 장도 장인들 전체가 전통제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들의 제작법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