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는 영화속 노래장면 베스트..

  • dmajor7
  •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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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듀나님 글은 오래전부터 읽어왔지만 이 게시판은 최근에 발견해서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저는 이 게시판의 많은 분들처럼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구요,
영화를 '사랑한다'라기보다 단지 '즐긴다'고 할 수 있는 소비자라고 해야 할 것 같군요.
그래도 가끔 기억 속에 남은 몇 가지 이야기를 주절거려도 될까요?
(미리 자수해 둘 것은 포유류보다 조류에 가까운 기억력과 게으름 탓에 틀린 내용이
속출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 나오는 제목, 배우이름, 가사 등 구체적인 정보 뒤에는
항상 '아님 말구"가 생략되어 있다는 점을 용서해 주시길 앙망하나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정리안한 하드처럼 어떤 부분은 기억이 놀랍게 세세하고 어떤 부분은
안개속이고 뭐 그렇더군요..)


제목이 다소 선정적인가요?
음, 실제로 살면서 가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보다가 소름이 돋고
등골이 오싹한(결코 공포와는 관계 없이..) 순간이 있더라구요. 꼭 너무 잘해서만도 아닌 것 같구요.
몇 가지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 보면,

1. 시스터액트 2. 중 "Oh happy day" 합창신에서 흑인소년(자밀? 자말?)이 솔로 도중
   필을 받아 갑자기 "when Jesus walk~"하고 엄청난 고음의 애드립을 구사하는 장면...
   : 음감이 없는지라 이 부분에서 어느 음에서 어느 음까지 올린것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가요에서도 갑자기 연이은 두 음 사이에서 한 옥타브를 올리는 노래들이 있죠?
     김광석이 '사랑했지-만-", 유열이 '하지- 만-'하고 라에서 한옥타브 위의 라로 올리는
     부분... 평범한 대중들로 하여금 노래방에서 속칭 삑사리의 좌절감을 안게 만드는
     부분들입니다..

2. 영화는 아니지만 앨리 맥빌에 Josh Groban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었죠?
   그중 처음 나온 에피소드에서 "You're still you"를 열창하는 장면. 처음에는 이야 생긴 것은
    얼빵하게 생긴 친구가 목소리는 참 부드럽고 깊구나..하고 듣고 있다가
    "in this cruel and lonely world, I've found one love~(대충 제 귀엔 이렇게 들렸음..^^;)"
    하고 지금까지의 절제되고 클래시컬한 흐름과 달리 꾹꾹 눌러놓은 감정을 터뜨리는 듯한
    클라이맥스로 접어드는 순간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3. '러브 액츄얼리' 초등학교 학예회 장면에서
    샘이 좋아하는 '조애너'가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부르는 장면.
    뭐, 순간적으로 도리 없이 저도 반.해.버.렸.습.니.다.
    나중에 머라이어 캐리의 원곡 씨디를 들어봐도 도저히 영화속 저 어린아가씨의
    압도적인 매력을 재현할 수 없더군요. 그것이 영화라는 매체의 위대함이랄까요?

4. 옛날 영화지만 '코러스 라인'의 오디션을 받는 배우 중 엄청 점프를 높이 하는
    흑인 청년(?)이 첫 성경험 때의 짜릿한 느낌을 털어놓는 노래 "Surprise"를 부르는 장면.
     파워 넘치는 춤과 흑인만이 낼 수 있는 그 관능적인 음색, 긴박감있는 리듬섹션,
     가사 내용에 맞추어 점점 고조되어 가다가 클라이맥스에서 "surprise~"를 높은 가성으로
    마무리하는데, 객석의 제가 순간 오르가즘(?)을 느꼈다면 좀 민망할까요?

5. '8마일'의 라스트, 심장박동같은 긴박한 베이스음 사이로 백인쓰레기 햄릿,
     에미넴의 절박한 독백이 흘러나오며 시작하는 "Lose yourself"
     그의 독백이 분노의 날선 외침으로 커져가며 저도 괜히 덩달아 가슴이 뛰고 온몸으로
     리듬을 타게 되더군요..

6. '리빙 라스베가스' 라스트이던가요? 영화 보는 내내 주인공들의 고독과 절망에 감정이입되어
    사방에서 찬바람이 몰아치는 스산함으로 떨고 있는데 스팅의 angel eyes, 그 목소리.
    너무나 쿠-울한데 그 속에 또 너무나 많은 말을 담고 있는듯한 여운이 더 길게 남는 목소리.
    그리고 그 고적함에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여백이 많은 반주음악.
    소름이 돋는 느낌과는 오히려 정반대의, 온몸이 한 없이 나락으로 가라앉는 느낌이었음.

7. "사랑의 행로; Fabulous Baker boys"에서 참견쟁이 보 브리지스가 없는 틈을 타 미셀 파이퍼와
    제프 브리지스가 맘껏 끼를 발휘하며 이어가는 라이브 장면들.
    미셸이 그야말로 그랜드 피아노를 애무하며(?) 섹시하게 부르는 'making whopee",
    그리고 짧게 나오지만 인상적인 "Can't take my eyes off you: 이 노래를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중 히스 레저가 학교운동장 스탠드에서 쥴리아 스타일즈에게 멋들어지게
    불러주는 장면 역시 빼놓을수 없습니다만..
    
    음, 기억을 되살려보니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형제와 미셸이 처음 대면하는
   오디션 장면이네요. 앞의 그 어처구니 없는 엽기 참가자들 신이 스피디하게 지나가며
   킬킬거리던 중, 등장한 미셸 역시 첫인상은 정신 없고 설상가상으로 직업은 매춘..
   모든 것을 달관한 표정으로 제프 브리지스가 피아노 반주를 시작하자 미셸이 뱉어내듯,
   부르기 시작하는 More than you know.
   ...그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갑자기 세상의 공기가 달라져 버리는 느낌이..
  하루키의 '양을 쫓는 모험"인가에서 귀 모델인 여자가 머리를 걷어올려 귀를 '개방'하는
순간 세상이 달라져버리는 장면이 연상되더군요.

    '목소리 페티시즘'이란 것은 혹시 없을까 싶을 정도로, 매료된 목소리였습니다.

이외에도 꽤 있겠지만 이제 기억력의 압박이...
여러분들도 공감가는 부분이 있으시면 기억속에 숨겨 놓으신 여러분들의 명장면들을
알려주시겠어요?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지만 공명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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