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졸라가 쓰는 반도네온이라는 악기에 대한 재밋는 글 [펌]

  • 알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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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midiuser.net의 iceout님이 시리즈로 연재하고 계신
기묘한 악기들 33탄으로 나온 반도네온에 관한 글입니다.
이 게시판에서 누가 반도네온에 관해 언급을 하셨길래 관심있으실 것 같아
퍼와서 올려봅니다. 펌을 허락해주신 원글 작성자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Bandoneon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반도네온"하면, 탕고 쪽으로 관심 있는 분 아시니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름입니다.
반면, 보통 "아코디온" 은 훨씬 친숙하게 떠올릴 수 있는 악기이지요.

아코디온은 반도네온의 사촌 정도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만,
반도네온과 비교해봤을 때, 건반배열에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처럼 반도네온의 건반배열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좀더 확실한 정보를 원하시면, http://laue.ethz.ch/cm/band/node13.html#bd:sys 에서 PDF 파일들을 열람해보세요.)

아코디온은 피아노처럼,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연속적이지만,
반도네온의 키배열은 도레미파솔라시도가 비연속적입니다.
(위 그림에서 칼라로 표시한 C3부터 B3까지 한번 짚어보세요, 하하)

탕고 하시는 분들은 아코디온은 사용하지 않고,
반도네온만 사용하는데,
아코디온보다 반도네온의 음색이 더 무겁고 슬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반도네온이 더 연주하기 어렵기 때문 반도네온을 쓴다" 라고 합니다, 하하.

이것은 약간 과장해서 얘기해보자면,
아코디온 같은 순차적인 건반 악기가 바라보는 음악과,
반도네온 같은 비순차적인 건반 악기가 바라보는 음악은,
서로 사뭇 다르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예를 들어보자면,
기타줄을 아주 아주 변칙적으로 튜닝하고,
그 상태로 음악을 만들면,
그 전과는 전혀 느낌이 달라지는 것과 비슷한 정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녜, 본격적인 반도네온 얘기로 들어가기 전에,
사양악기사에서 건반악기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한번 꼭 짚고 넘어가야하겠습니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아메리카의 민속음악에서는 건반악기가 극히 드물고,
좀 더 냉정하게 말해서, 피아노 같은 서양악기에 비하면,
타 대륙의 건반악기들은 처절하게 원시적인 형태입니다.

(위 사진은 기묘한 악기 26탄에서 소개했던 아프리카의 Thumb Piano 입니다.)

어째서, 서양에는 건반악기가 그렇게 엄청나게 발전하게 되었나 하는 부분은,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합리주의적 사고관, 즉, 과학이라는 대명제로 풀이해볼 수 있겠는데,
오늘은 거기까지 얘기하지는 말구요, 따분해지니까 하하.
우린 좀 더 재밌는 쪽으로 얘기해보자구요.

서양 건반악기의 발전은 그리스 시절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에 모여 각 동네 대표들이 모다 모여서리, 박 터지게 올림픽을 치루는데,
신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하루 죙일 운동 시합을 하면서, 동시에 풍악도 울려야했다는군요.
(그리스의 교육관은 "운동과 음악", 이 2가지의 균형 있는 조화였습니다.)

그 당시 악기들은 주로 원시적인 형태의 현악기나 관악기들인데,
(다른 대륙에 비해 유럽 쪽은 상대적으로 타악기는 적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관악기를 불려니, 입과 턱관절이 얼매나 아프겠습니까.
거참, 엄청난 고역이였겠죠.
차라리 현악기는 그나마 좀 나았을테지만요.


해서, 위 사진 처럼 피리에 가죽주머니를 달아서, 공기를 불어넣게 되고,
이게 좀더 개량의 개량을 거듭하면서, 오늘날의 Bag Pipe가 되었습니다.

가죽주머니는 나무상자와 풀무기로 개량되고,
이런 종류의 악기들을 Organ 이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게 되었는데,
심지어, 그리스인들이 공기압이 아닌 수압을 이용한 오르간을 만든 것이
기원후 3세기 경의 일이니...허!
서양의 건반악기사는 무척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미디 컨트롤러의 대명사가 "마스터기타"가 아닌,
(기타 종류가 건반 악기에 비해 훨씬 오래된 프로토타입 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터건반"이 된 것은 뭐랄까, 그리스/로마의 위대한 과학유산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하, 약간 오버했네요, 제가.)

녜, 다시 반도네온으로 돌아와서요,
반도네온의 특이한 키보드시스템에 대해서는 앞에서 말씀드렸는데,
조금만 더 자세하게 들어가보겠습니다.


아코디온은 오른손 쪽이 흑백 건반이고, 왼손 쪽이 타자기 단추입니다만,
반도네온은 위 사진에서처럼 양쪽이 다 타자기 단추모양입니다.

아코디온은 단추 하나만 누르면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반도네온은 단추 하나에 단음 하나만 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아코디온에 비해 반도네온이 쓰러질 정도로 연주하기 어려운 이유는,
안 그래도 복잡한 반도네온의 비순차적 건반배열이,
반도네온의 주름을 펼 때와 접을 때마다 바뀐다는 점입니다.


즉, 위 그림 안에 C3/F3 라는 단추를 예로 들면,
주름을 펼 때 C3이고, 닫을 때 F3 음을 낸다는 뜻입니다.
피아노도 제대로 못 치는 저로써는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이런 기묘한 악기를 눈물 쏙 빼놓게 연주하시는
Astro Piazzolla 같은 양반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아아, 하늘이 내린 천재란 저런 사람을 말하는거구나 싶어, 숨이 턱 막힙니다.

탕고란 음악이 그러하듯,
반도네온의 역사 역시 질곡의 세월이였습니다.
반도네온은 1854년에 독일에서 교회 종교음악의 연주를 위해 발명된 악기인데,
몇 년 후 바다를 건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창가에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1900년 정도에 비로소 탕고가 완성되었으니,
탕고와 반도네온은 정말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뭐랄까, 락 음악에서 기타가 가지는 역할과 같다고 할까요.

(탕고와 반도네온 얘기는 다음 문서에 아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www.odemusic.co.kr/worldbeat/beat_06.htm )

21세기 오늘날에 이르러,
반도네온의 제작은 거의 중단된 상태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가격도 엄청나고요.
현재 지구 상에는 500 여명의 반도네온 연주자가 있다고 하더구만요.

녜, 이상 반도네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iceout님께서 02월 11일 03시 34분에 최종 수정하셨습니다.

bassung (2004/02/10)
  
으으으...저로써는 계이름차례대로 찾기도 힘드네요 ㅡㅡ;;
게다가 접었다 펼때마다 또 변한다니 ㅡㅡ;;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무식한 악기네요 ^^;;
하지만 유식한 사람들만 연주할수 있을것 같은...ㅋ
대단해요~!!!

miniberry (2004/02/10)
  
보기만해도 어질어질.. @-@
대단해요.

iceout (2004/02/10)
  
아이코, 한가지 빼먹었습니다.
계이름이 불규칙적인데가다, 접고 펼때마다 바뀌고,
게다가, 결정적으로 양손의 배열 또한 다릅니다.


리퀴드기타 (2004/02/10)
  
끄아악... 이런 복잡한 악기를 왜 만들었을까요?

qaz8 (2004/02/10)
  
도닦는심정으로 연습해야할뜻한 악기군여,,^^

Cafe1930 (2004/02/10)
  
울나라에 딱 한명 있다고 아는데..지금은 두명이던가..

아무튼..피아쫄라..아흐..음악의 신!!

chanokim (2004/02/10)
 
예전에 성냥공장 아가씨라는 영화에서 보았던 것이 반도네온이었군요.
아코디언인데 건반이 없고 양쪽 다 스위치라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것이었군요!

반도네온 연주자는 라틴 음악에서 잘 들리는 주법 - 익스프레션 갑자기 팍주면서
크레센도로 음 연주하고 갑자기 그 음을 툭~ 끊는 것을 많이 사용하더군요

어떤 때에는 꼭 하몬드 오르간 주자같이도 들려요

아코디언보다도 그런 재밋는 소리가 많이 들리는 것은 주법만의 차이인지
악기의 차이도 있는건지 궁금하네요.

jiraishin (2004/02/10)
  
국내에 이거 연주하시는 분 아시는 분은 꼭 제게 쪽지좀-_- 부탁해요

miao (2004/02/10)
  
와--;; 배치가 무지 복잡하네요...

djknil (2004/02/11)
  
음 기묘기묘

amug80 (2004/02/11)
  
삼각형 기타가 더 기묘해요 @.@

chanokim (2004/02/11)
삼각형 그 악기는 발랄라이카 아닌가요?

(2004/09/21)
  
> iceout (2004/02/11)
녜, 러시아 베이스인 발랄라이카 맞습니다.

첨언하자면,
사실 우리네 컴퓨터 자판도 복잡하긴 매한가지이죠.
결코, ㄱ, ㄴ, ㄷ, ㄹ 순으로 배열되어있진 않잖아요.
게다가, 우리는 한글 자판 뿐만 아니라, 영문 자판도 다 머릿 속에 외우고 있죠, 으하하.

그런 각도로 생각해보면,
복잡한 배열의 반도네온 자판배치도 얼추 이해할만합니다, 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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