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집에 들어오는데 경비원 아저씨가 낮에 배달되었다고 커다란 스티로폼 상자를 건네주었습니다. 부모님이 여행중이라 주말에 오시기 때문에 받을 사람이 없었던 거죠. 동봉된 메모를 보니 아버지께 온 선물인데 해산물 좋아하시는 아버지께 가끔 신선한 물건을 보내는 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받았습니다.
상자안에 얼음이 녹아서 물이 찰랑거리는 느낌이라서 얼른 열어보았는데 . . .
끼아아아아~악~
상자 속에는 커다랗고 털이 숭숭난 게가 더듬이(?)를 꿈틀거리며 꼼지락거리고 있지 않습니까!
흔히 해산물과 얼음을 채워 넣는 큰 상자인데 그 안에 커다란 게 4마리가 들어차 있었고 그중 가장 생생한 한마리는 말 그대로 꿈틀거리고 나머지는 게거품을 물고 있더군요.
일단 어머니께 전화로 도움을 청했더니 당장은 어쩔 수 없으니 비닐봉투에 싸서 냉동실에 넣으라는군요. 그래서 고무장갑을 끼고 게를 집었는데 다리를 오므린 상태에서도 A4용지만한 것이 다리를 펴려고 꿈틀거리는데 기겁을 했습니다.
네마리 다 봉투에 넣은 다음에 움찔거리는 봉투를 냉동실에 넣고 문을 닫고나니 또 걱정이 되더군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안락사라도 시키고 냉장고에 넣었어야 하는게 아닐까 . . . 그런데 게를 안락사시키려면 도대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나요?
동생이 몽둥이로 한대 쳐서 기절시키는게 어떠냐고 제안하기는 했는데 저나 동생이나 그럴 용기가 없어서 밤새 게들은 냉동실에서 꽁꽁얼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게와 사마귀의 잡종같이 생긴 집채만한 외계괴물이 지구를 습격하는 악몽을 꾸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