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사람 좋아합니다. 주책스럽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듯한 사람 좋은 모습뿐 아니라 이 사람의 상황파
악 능력과 그에 대한 언어 구사력은 상당히 비범하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주책스러움, 즉 보통 사람
들의 평범 이하라는 유재석의 캐릭터에 묻히고 말죠. <해피 투게더>만 해도 그 사람의 그런 맛깔나는 진
행이나 기발한 멘트가 몇 번이나 튀어나오는데도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비범을 평범 속에 겸손히
묻는다랄까. 너무 거창한가요?
그리고 유재석의 맞장구가 없으면 게스트들의 이야기가 하나도 재미 없을 것 같지 않나요? 남의 이야기
를 잘 들어주는 것도 정말 대단한 능력입니다. 유재석에겐 그런 능력이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그게 진심
으로 보인다는거죠. 어제 김성수가 '변신'에 대한 이야긴가? 아무튼 꽤나 기대되는 이야기를 하려고 운을
띄워논 상태인데 비나 김제동은 그냥 덤덤한 표정인데, 유재석은 정말 그 이야기가 기대돼서 죽겠다는 식
으로 웃고 있더라고요. 그런 '태도'가 마음에 듭니다. 배려죠.
음... 유재석의 개그 스타일을 하나 인용하자면. 예전에 < MC 서바이버>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그 때
참가자들이 <해피 투게더>를 실제로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전에 유재석과 김제동이 나란히 서서
MC의 자질을 하나하나 읊고 있었죠. 다 읆은 다음에 유재석이 "저희에게도 정말로 그런 자질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 이러더군요. 별로 안웃긴가? 아무튼 유재석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웃길겁니
다. :-)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는 남자가 싫으신건가요? 일단 고백하자면 전 죽어도 오빠를 1인칭으로 사용하지 못
합니다. 그런데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죠. "형이 말야..." 이런 것도 삑~! 못합니다. 후배에게 전화할 때 보
통 어떻게들 말하나요? "응 나 성관이야" 라는 식으로 실명을? 아니면 "응 나 형이야" 혹은 "응 나 성관형이
야" 전 99퍼센트 "응 나 성관이야" 라고 말합니다. 형이란 말이 안떨어지더라고요 쉽게.
그런데 주위에는 참 많았던 것 같아요. 형이 말야. 그리고 더 쉬운 것. "선생님이 여러분에게..." "엄마가 늦
을 지도 모르니까 밥 해놓고 있어" 라든가. 이런 것들도 모두 오빠의 1인칭과 같은 맥락이죠. 이런건 어떻
게 생각하세요? 모두 듣기 싫은건지요.
제 의견. 전 듣기 싫지 않습니다. 꽤나 자연스러운 호칭 변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저걸 못하는 제가
어색하게 살아가는 건 아닌가 싶어서 몇 번은 억지로 "응 나 성관 형인데..." 라는 식으로 전화를 건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색 어색하더군요. 그렇게 제가 하는건 어색하지만 그래도 남이 하면 괜찮아요. 어머니
께서 예전에 "엄마가..." 선생님이 "이 선생님이 말야.." 하는 것들도 그냥 다 자연스러웠어요. "이 누나가
술 쏠께" 이런 것도 전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 다른 분들도 위의 것들은 괜찮은데 유독 오빠만 싫은거라면 오빠가 1인칭으로 가서라기 보다는 오빠
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군요. 음... 느끼하긴 하죠. 그런걸 많이 봐왔으니까. 요즘
<개그 콘서트>의 "오빠잖아~" 이것도 같은 맥락이겠군요.
제가 이런 호칭을 못쓰는건 제게 동생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했습니다. 만약 동생이 있다면 그런 호칭이
쉽게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도 했었죠. 때로는 아는 선배나 형이 "내가 살깨!" 이러는 것 보다 "형이 살
께!" 이러는게 더 듣기 좋아서 에잇, 나의 문제구나. 이러고 살아왔는데... 난 역시 차가운 남자이군. 이러
며 살아왔는데. 그런 호칭을 사용하는걸 많은 분들이 싫어하시는군요. 일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정말 이런 호칭 모두가 싫으신건가요? 아니면 유독 오빠만? 저야 "이 오빠가 말야.." 라는 말을 들을리는
없다지만, 다른 식의 것들은 되려 친근하게 느껴지던데 말이죠.
(글을 한 번 읽은 후...)
음 근데 이런건 있군요. 친근해지고 싶은 사람이 해야지 별로 그렇지 않은 사람이 그러면 거부감은 들겠네
요. 그게 이성에 대해서는 좀 민감해지는군요. 저도 별로 누나라고 부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이 누나가 말
야.." 이러면 으윽~ 할 것 같네요. 흠. 이런 맥락이로군요. 형은 부르기 쉬운 편인데, 누나는 여전히 힘들
더라고요. 커가면 커갈수록. 그러니까 결국 비슷한 또래의 사람 중 윗 이성 사람이 이런식으로 자신을 호
칭한다. 이게 좀 거슬리는 것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