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주홍글씨] 시사회의 한 장면. 성현아가 인사를 하고 엄지원에게 마이크를 넘기자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곧이어 터지는 어떤 여자 목소리. "언니가 가장 예뻐요!" 다음에 이은주에게 마이크가 넘어가자 조금 더 큰 박수 소리가 납니다. 그 뒤에 터지는 어떤 남자 목소리. "누나가 가장 예뻐요!" 다음에 한석규에게 마이크가 넘어갑니다. 가장 큰 박수 소리가 나고 이어서 터지는 걸걸한 남자 목소리. "형이 가장 예뻐요!"
2.
한석규가 가장 잘 나가는 남자 배우였던 게 언제였나요. [주홍글씨]에서 이 사람은 정말 매력이 없습니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화면 위에 떠다니는 이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 자체가 재미없어요. 여전히 '한석규' 목소리는 튀고요. 요샌 유지태가 한석규보다 더 좋은 '한석규' 배우 같습니다. 적어도 유지태는 한석규 목소리를 내는 동안에도 뭔가를 담아낼 줄 알잖아요. 영화가 좋고 연기 지도가 잘 되어 있으면 말이죠. 요새 한석규 목소리엔 한석규도 들어있지 않은 것 같아요.
3.
목소리하면 이은주도 비슷한 핸드캡이 있죠. 개성적이고 발음도 분명하지만 100퍼센트 좋아할 수 없는 그런 목소리죠. 만약 제가 이은주 팬이라면 그 목소리나 어투가 너무 좋을 겁니다. 안티팬이라면 듣는 것 자체가 고문일 거고요. 전 둘 다 아닌데, 가끔은 신경이 거슬리고 가끔은 재미있고 그렇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이은주는 목소리에 조금 신경을 쓴 모양인데 결과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똑똑한 아기같은 어투는 지워지지 않았고 그렇게 묵직하게 느껴지지도 않아요. 이 사람의 어투는 [번지 점프를 하다]나 [연애소설]처럼 힘을 어느 정도 뺀 자연스러운 연기에 오히려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인공적인 과장과 힘이 들어가는 이 영화에서는 편하게 풀리지가 않더군요.
4.
영화, 그냥 그랬습니다. 반전 있습니다. 별 것 아닙니다. 사실 원작 소설이 뭔지만 알아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이죠. 왜 반전을 숨기려고 기를 쓰는 지 모르겠어요. 원작 소설이 무엇인지 공개되지 않은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