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있는 화면, 연기자들의 재치있는 연기 등...
억지춘향식 신데렐라 트랜디만 보다 잘 만들어진 휴먼코메디드라마라서
보기는 좋은데 찬찬히 뜯어보면 참...거시기한 드라마네요.
"핏줄"에 집착하는 재벌회장할머니가 손자가 죽자
버려두다시피한 바깥자식을 데려다 턱하니 상무자리에 앉히는 것부터가 어이없고
약혼자 죽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마음속에서 자리를 바꿔치기한 카리스마 여인 박선영.
데려온 손자가 친손자가 아님을 눈치채고 있었으면서 입다물고 있다가
라이벌인 남자가 회장에게 폭로하자 성큼성큼 걸어와 서류를 냅다 던지는 박선영.
그 사람 보고 사리분별이 밝다느니 멋진 여인네라느니 온갖 칭찬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바깥자식을 데려와서라도 족벌체제를 유지하겠다는 회장이나
오로지 자신이 반한 사람이니까 그 사람을 지켜주겠다는 일념으로
출생의 비밀(?)을 비밀에 붙인 박선영...
차라리 제정신인 사람은 류진 혼자뿐인 거 같습니다.
이 사람은 오필승을 데려온 시점에서 자기 아버지에게 화를 내죠.
"아버진 평생 재벌들의 더러운 짓 뒤치다꺼리 해주다 이젠 저런 놈까지 데려와
뒤를 잇겠다는 건가요?"
인간적 매력은 둘째치고 머리빠지게 공부해서 입사시험 치고 한계단한계단 수십년 일해서
과장 부장 자리 올라가는 사람 허탈하게 어디서 난데없이 튀어나온 손자를 상무자리에
턱하니 앉히는 배짱좋은 회장할머니...
류진이랑 안재욱이랑 경쟁을 시켜서 후계자를 정하니마니 하다
결국 내 손자니 경영자에 앉히겠다고 말바꾸는 회장할머니...
그 똑똑한 박선영은 회사에선 할머니한테 회장님이라고 말하라고 교육도 안했는지
회사에서도 꼬박꼬박 "할머니" "할머니"라고 이 드라마가 가족드라마임을 일깨우는 안재욱...
이젠 안재욱이 친손자가 아니라고, 아닐지도 모른다는 폭탄을 터뜨렸는데
안재욱이 워낙 사람이 좋고 인간적 매력이 풍부해서
친손자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손자로 생각하겠다고 받아준대도 문제네요.
오로지 핏줄이라는 이유로 후계자에 앉히겠다는 건데 친손자도 아니고
친손자도 아닌데 떡하니 사람좋고 매력있다고 대기업 경영을 맡겨요?
안재욱이 친근하고 사람좋으면 그냥 아들로 받아들이고 입적시키고 거기서 끝내세요.
괜히 회사일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말입니다.
아무리 기업광고가 인간주의로 기업이미지해도 사원 뽑을 때 인간성으로 뽑습니까?
아, 어느 기업은 신입사원 뽑을 때 관상본다는 얘기는 돌긴 했습니다.
전에도 어느 분이 데이터 뽑아서 중역진들 앞에서 브리핑하는 류진을 물리친
안재욱의 "다 잘 먹고 잘 살자"주의가 싫으셨다고 하는데
저도 이 드라마의 남주인공 우선주의 방식이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