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단상...
오랫만에 시티극장에서 보게 된 2046,
LG가 어떤 분 말처럼 심히 압박을 넣는 가운데..
(왜 그런거죠?LG에서 제작자본을 대기라도 했는지;;;)
영화는 시작되고,
유들유들해진 양조위의 모습...
어째 벤 킹슬리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중간중간 느끼한 친구 '펭'과 느끼한 대화를 하는데
양조위의 '노래하는 듯한'중국어 억양이 어찌나 웃기던지
극장안은 웃음바다가 되었더랬습니다.
원래 그 말들이 중국어로는 억양이 그런건지,아니면 양조위가 억양을 웃기게 말하는건지.
주인공 남자는 양조위 하나인데,
여배우들은 제일 잘 나가는 중국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
공리,장쯔이,왕비,유가령,장만옥...
한껏 과장되게 올려 붙인 아이라인을 하고,몸에 달라붙는 중국옷을 입은 여배우들 가운데서도
실은 가장 '예쁘기로는'장쯔이가 제일일지 몰라도,
(같이 본 친구"말투까지 애교가 넘쳐!!")
마음에 남는 건,왕비였습니다.
마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슬픔을 대신 말하는 듯한
사슴처럼 큰 눈과,
화려한 여배우들 틈에서 가장 '일반인스런'외모,
마른 어깨와 도드라지는 쇄골...
'중경삼림'속 연기하지 않는 듯한 느낌 그대로,2046에서도 그대로...
그 느낌이 참 좋았어요.
체감 러닝타임은 왜 이리 긴지,
끝날 것 같은데 이어지고,또 이어지고,
기분나쁘지 않은 지루함,
맥도날드 딸기아이스크림을 살살 베어먹으며
재밌거나 무지 감동적이다 식으로 딱 떨어지는 영화와는 다른,
광주 비엔날레에 출품된,이해는 잘 못하겠지만 웬지 예술적인 느낌이 멋있어보이는
작품을 보는 마음으로...
마지막,
장쯔이의 손을 놓아버리는 양조위,
'그 순간'을 포착한 화면....
마음마저 탁 풀리는 느낌이 왜 이리 맘에 남던지.
그 탓일까,
집에 돌아오니 동생이 묻더군요.
"언니 기분나쁜일 있었어?"
음악은 가끔씩 겉도는 느낌도 없지않았지만,역시 멋있었고,
배우들의 스타일도,종종 무엇엔가 반쯤 가려지는 미장센도...
왕가위 영화다운 멋이 흐르더군요...
마지막까지 때려주는 LG의 압박은 역시 적응하기 어려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