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안나 막달레나 바흐의 연대기]를 봤는데, 재미없었어요. 지루했죠. 영화가 지루해도 음악을 들으면서 즐길 수 있겠지... 라는 짐작도 완전 빗나갔죠. 차라리 연주회나 음악회 녹화를 봤으면 재미라도 있었을텐데 연주자나 지휘자의 등에 딱 고정된 화면을 보며 전곡을 듣는 건 정말 갑갑해 미치겠더군요. 화자가 조금 특이한 것만 빼면 특별한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제가 최근에 본 위예와 스트라우브의 영화들은 대부분 재미없었어요. 이 사람들의 영화는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를 인용하고 떠든 책들을 읽는 게 더 재미있더군요. 그렇다면 영화를 애써 만들 이유는 또 뭔지.
3. 볼 영화들이 많군요. 저처럼 될 수 있는 한 하루에 한 편으로 제한하는 사람에겐 좀 버거워요. 로메르 영감의 최신작은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4. 길가에서 고양이 새끼를 발견했습니다. 엄청 갈등했죠. 만지면 가만히 있는 게 집에서 키우는 것 같았는데, 그렇다고 차 다니는 길 가에 그냥 놔둘 수도 없고. 제가 만지작거리는 동안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저게 괭이야? 어쩜 저렇게 작아?"라도 떠들어댔죠. 정말 제가 데리고 갈 뻔도 했어요. 하지만 곧 그 고양이를 키우는 집의 딸이라는 꼬마가 나타나더군요. 집에선 엄마가 고양이를 싫어하는데 아빠는 계속 키우려고 하나봐요. 애가 데리고 가긴 했는데, 아직 그 고양이의 앞날은 그렇게 밝아보이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