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선셋, 양아치 어조, 콜래트럴

  • 남자간호대생
  •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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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3편이 제가 어머니와 함께 토요일에 본 영화 입니다.

하루에 3편을 극장에서 봤어요. 그것도 연달아서 말이죠.
1시 25분에 비포 선셋을 시작으로 3시에 양아치 어조, 5시에 콜래트럴로 이어지는 대장정이었답니다.

워낙 서로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지라 토요일에 어머니와 데이트 약속을 잡고 2편 정도는 봐야 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흐음..제가 보고 싶은 영화였던 비포 선셋과 콜래트럴 시간을 맞추다 보니 중간에 시간이 남아서 '양아치 어조'까지 보게 되었어요.



우선 비포 선셋 이야기.



전 비포 선라이즈를 좋아합니다. 순수하면서도 쿨하면서도 느끼 만점에다, 환상 충족까지 시켜주는 잘 만든 로맨스 영화인 비포 선라이즈를 좋아해요.
유럽 여행 갔을 때는 다른 많은 한국 관광객처럼 우르르 명승지 만을 쫓아다니던 제가 비엔나에 갔을 때는 그냥 혼자 떨어져 나와 이곳 저곳을 다녔답니다.
비포 선라이즈에 나온 유원지에도 갔었고, 도나우 강을 거닐었지만, 그냥 아무 계획 없이 혼자서 닥치는 대로 다녔어요.
역시 그 이유는 비포 선라이즈가 좋았기 때문이지요. 셀린느를 만날 거란 기대가 있었다기 보단 단지 그 영화가 좋았거든요.
비포 선셋 역시 좋은 영화 입니다.
낭만 주의자인 제게 약간의 실망을 안겨주며 시작하지만, 결국 그 낭만을 웬간히 충족시켜주더군요.
비포 선라이즈에서 파릇파릇하고,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그들은 9년이 지나 얼굴에도 그 파릇함이 사라지고, 그만큼 순수하지 않고, 열정에 대한 기대도 버렸으며 보다 현실적이며 어쩌면 구차하지만, 열정에 대한 기대는 버린 것이 아니라 숨겨둔 것이었고, 사랑을 믿지 않는다 하면서도 사랑을 믿더군요.
정말 9년이 흘렀습니다. 제시와 셀린에게도 그랬고 이 영화를 보는 저도 그렇고 말이죠.
저도 비포 선라이즈를 봤을때보단 덜 파릇하고, 덜 열정적이고, 덜 기대에 차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인지 비포 선셋이 좋았습니다. 변해온 제가 본 변해온 커플에 대한 영화여서 그런지 말이죠.


그럼 양아치 어조 이야기.
이 영화는 이번 부산 국제 영화제가 한창일 때 집에서 딩굴 거리다 MBC에서 낮에 해주는 부산 국제 영화제 소식을 전하는 프로에서 감독과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고 알게 되었어요.
관심있게 그 인터뷰를 보지는 않았지만, 어머니께서 이번에 CJ에서 하는 영화제의 영화를 보고 싶어하셨고, 이 영화는 그 영화제의 영화였으며, 부산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었단 것만으로도 믿음이 갔고, 결정적으로 1시 25분에 시작해서 2시 46분인가에 끝났던 비포 선셋과 5시에 시작하는 콜래트럴 사이의 2시간 가량에 딱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기에 그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제 어머니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 이건 저와는 달리 단지 취향 차이 일 뿐입니다. 제 어머니는 그런 사회의 구질구질함을 영화에서도 보는 것은 별로 안 좋아하시거든요. 제 어머니에게 있어 최고는 해피 엔딩입니다. 많은 분들이 싫어하시던 스텝포드 와이프의 엔딩마저 해피엔딩이기에 제 어머니는 좋아하십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그는 잘 먹고 잘 살았다' 운운의 자막이 뜨던 엔딩도 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엔딩 중 하나 입니다.
제 맘에 안 든 이유는 우선, 너무 뻔한 이야기 흐름 때문입니다.
젊은 '남자'애 몇 명이 있다가 무슨 일이 생겨서 잘 될 듯하다가 결국 잘 안되다 못해 나쁜 일 마저 생기고 제 자리로 돌아오면서 마음의 양식이나 경험같은 '무언가'를 얻죠. 마지막 쯤엔 왁자지껄 노는 친구들의 모습이 빠질 수는 없고 말이죠.
그리고, 여자 캐릭터의 사용 방법입니다.
이 영화는 여자 캐릭터가 왜 나온 지를 모르겠어요. 이 영화에서 여자 캐릭터는 동등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지를 못해요. 단지 주인공들에게 문제들만을 던져줍니다.
차라리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처럼 아예 여자 얘기를 넣지 말고 남자 이야기로 채우든지요. 여자들이 양념처럼 박힌 남자 이야기 보단 아예 그냥 남자 이야기가 낫습니다.
(십대 후반과 이십대 초반으로 설정된 듯한 배우들의 얼굴의 성숙함에 놀란 건 그냥 넘어가야 겠죠. 독립영화니까 그러려니 하려고요.)

자, 이제 마지막으로 콜래트럴 입니다.



이 영화도 만족이었습니다. 딱 기대한 것 정도의 짜임새에 만족이었어요.
한 가지 맘에 안 드는 건 엔딩이죠.
톰 크루즈가 연기한 빈센트가 자기 입으로는 프로라고 말하면서, 보다 프로 처럼 행동하지 않는 거요.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 같으면 그냥 확~!!! (흐음. 스포일러가 될까봐 여기까지만)
영화를 보다 보니 본 슈프리머시랑 겹쳐보입니다.
핸드 헬드 촬영법 때문일지도 모르고 암살의 귀재(?)에 대한 이야기 여서 인지도 모르고 모두 다 인지도 모르죠.

어쨌든 재미나게 보낸 하루 였지만 빡쎄기도 빡센 하루 였습니다.

오랜만 이었어요. 하루에 영화 3편은 말이죠. 엄마와 저만의 조그만 영화제가 되었네요.
(사실은 영화 보면서 배고파서 양아치 어조 보면서 샌드위치 먹었답니다. 용산 CGV에서 3시에 양아치 어조 보시면서 샌드위치 냄새에 화내시던 분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식사 시간이 마땅치 않았아요..)

(사실 2000년도 쯤에 중앙 극장에서 단적비연수 보면서 피자 먹은 적도 있단 거 고백....먼산...하지만 너무 배고팠다고요. 흑)

(이런 말할 자격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비포 선셋 보면서 셀카 찍는 사람은 뭐랍니까! 영화 화면 찍는 것도 아니라 셀카였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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