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정보 없이 듀나님의 리뷰만을 읽고 보러 간 영화입니다. 듀나님이 쓰신대로, "쿨하면서 예쁜
가을 영화"를 보고 싶었어요. 결과는... 뭔가 막연하면서도 은근히 기대했던걸 영화는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보면서 울진 않았지만 끝나고 나선 마치 한바탕 울은 것처럼 마음이 씻긴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 영화를 분위기는 "부분적으로" 이와이 슌지의 영화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소녀취향의 아기자기함이
여기저기서 보였으니까요.영화 시작전 해준 예고편이 이와이 슌지의 신작이어서 그랬는지도 몰라요. 하
지만 전혀 간결하지 못하고 늘어질대로 늘어진 예고편만 보고 추측한 본편;과 ( 포스터를 보고 조금
생겼던 기대 수치가 팍팍 떨어졌습니다....)비교해서 조제-" 의 아기자기함은 그냥 영화의 양념, 소품
정도의역할을 넘지 않아서 참 좋았습니다. 간간히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몇몇 신들, 키치적인 것들로
가득찬 조제의 방, 만화의 감초 캐릭터와 비슷한 캐릭터 (조제의 아들? 말이예요..^^;)등등이 영화를
더욱 이쁘게 만들었고, 관객들 (고등학생들도 간간히 보였습니다...)의 코드와도 잘 맞아서 감상
분위기도 꽤나 좋았답니다. 그러나 중요한건(다시 강조) 이런 소품적인 것들이 영화 전체를
잡아먹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둘이 본격적으로같이 살기 시작할때 갑자기 1년후로 넘어 간 것도
이런 리듬 조절 ( 혹은 절제..) 때문이었겠지요.
조절을 못해 삼천포로 빠져버린 몇몇 일본영화를 봤을때 - 4월 이야기, 사토라레등등-확 짜증이 치밀어
오르면서 실수로(?) 그렇게 만든건지, 아니면 원래 일본인들의 정서에 맞춰서 그런건지 헷갈렸습니다.
그래서 재미있다는 일본 드라마도 그저 그럴떄가 많았습니다만...이 영화를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군요.
불만을 말하자면..쿨한 주인공 조제와 너무나 비교되는 구질구질한 캐릭터(이름 까먹었습니다--;
츠네오한테 작업거는여인네..)는 왜 끝에 재활용되는지 모르겠어요. 전 "넌 또 뭐야-"
하는 심정이었답니다;순정만화(나 로맨스영화)의 정석, 혹은 공식이 꼭 사족처럼 따라 붙어야 했는지...
조제랑 때리고 맞아주기(...) 를 할 때만 해도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위선적이지 않고
솔직했잖아요. 그녀의 재등장만큼 할머니의 죽음도 넘 타이밍이 그럴듯 해서 싫었습니다. 조제 못지
않게 재미있는 할머니인데, 계속 나와도 좋았을텐데. 그러면 스토리 진행이 안되었을라나?
음...그리고요, 제가 영화를 그닥 많이 못보았기 때문에 그런진 몰라도^^;;; 이 영화의 베드신은
정말정말 좋았답니다. 이제까지 본 영화들의 베드신들중 세손가락 안에 들 수 있을 정도. 설마, 설마
했는데, 자연스럽게 이어진 베드신은 진짜 귀엽고 행복해 보였어요.^^ 글고 츠마부키 사토시, 이 배우
이 영화에서 키스 장면이 꽤 많은데 다 이쁘게(?) 잘했다고 생각해요.조제 역의 이케와키 치즈루는
일단 목소리부터 맘에 들었는데....팜플랫을 보니 성우 연기 경험도 있군요. 톤 높은 일본 여자 특유의
목소리랑은 다른 약간 낮은 목소리가 좋았어요. 갠적으로 톤 높은 목소리의 일본어 발음은 좀
경망스러운데가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의 발음은 들을수록 좋더군요. 오사카 사투리여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극장 상연이 끝나는 대로 dvd가 바로 나온다고 합니다. 몇 번 보다 보면 처음의 신선한 느낌이 많이
줄어들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지를듯 합니다.^^; 담담한 결말이 솔직히 많이 아쉬웠
습니다. 서럽게 울던 츠네오에게 감정 이입이 백프로 되어버렸답니다...휴우, 전반부의 경쾌한
장면들을 다시 보고 싶군요. 아무튼 일찍 종영될까봐 보고 싶던 영화들 다 제쳐두고 본 보람은 확실히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