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체는 없다.
불특정 다수에게 설명하는, 혹은 가르치는 듯한 부드러운 어조의 구어체. 이곳 게시판을 보면 많은 분들이 듀나체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시지만, 실제로 그런 문체를 사용하는 사람은 인터넷에 널리고 널렸습니다. 굳이 그런 문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듀나체를 사용한다는 지적을 할 필요는 없어요. 듀나님은 그런 문체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 가장 주목받는 유명 인사일 뿐, 듀나님이 가장 먼저 시작한 문체는 아니지 않습니까.
저만 해도 통신을 처음 시작한 92년 이후로 계속해서 이런 문체를 사용해왔고, 간혹 장난스런 글이 될 때는 일본어 번역체를 섞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듀나님을 처음 접한 시기가 97년에 하이텔 영화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부터였으니 듀나체를 흉내낸다는 지적은 불쾌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오히려 통신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에 자주 듣던 라디오 DJ들의 어투가 귀에 익어 이런 문체를 사용했으니까요. 혹시 압니까? 듀나님도 저처럼 무의식 중에 자주 듣던 라디오 DJ들의 어투가 귀에 익어 자연스럽게 그것이 글에 묻어 나왔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초반에 듀나님의 글을 읽었을 때는 '어, 이 사람도 나처럼 라디오 DJ들의 방송 대본 같은 글을 쓰네'라고 생각했거든요.
여담이지만, 문단에 숫자를 붙혀나가는 글쓰기 방식도 듀나식 글쓰기가 아닙니다. 저만 해도 하이텔 횡설수설 게시판에서 활동하던 시기부터 즐겨 사용했던 방식이거든요. (그때가 아마 94년쯤이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쓰고 싶은 짧은 잡담은 많은데, 게시판에 너무 제 글들을 도배하면 게시판 관리자에게 경고를 먹기 때문에 사용했던 글쓰기 방식이였습니다. 이런 글쓰기 방식까지 듀나체를 사용한다며 지적하시는 분들이 이 게시판에는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아, 제가 듀나님의 글들을 많이 접하면서 확실히 듀나님을 따라하게 됐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긴 있습니다. 바로 영문권 국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 이런 이모티콘. 물론 듀나님이 개발한 이모티콘이 아니라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_- 이런 이모티콘 일색인 한국에서는 나름대로 신선하게 보였기 때문에 저도 조금은 신선해 보이고자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