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46과 화양연화를 봤습니다.
왕가위 영화는 덮어놓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2046은 저랑 잘 맞지 않더군요. 왕비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짜증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무엇보다 화양연화에서의 답답할 정도로 착했던 양조위의 변신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정도의 유들유들함과 대범함이 있었다면 진작에 장만옥이랑 어떻게 해 볼 것이지, 엉뚱한 사람들이랑 뭐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아마 이런저런 불만들은 악명높은 코아아트홀의 불편한 좌석이 한 몫을 했을거예요.
2046을 보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그래서, 절실했던 마음이 있었던 그 때로 되돌아가고 싶어서 다시 화양연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2046 장면 중에 아비정전과 겹치는 장면이 있지 않았나요?
양조위가 자기 방 거울 앞에서 반지르르한 머리를 빗고 나가는 장면 말예요.
이 장면이 아비정전의 마지막 부분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이 60년대 3부작의 시간 배열은...
아비의 죽음과 양조위의 머리 단장 사이에 화양연화의 이야기가 들어가야 하니 아비정전은 굉장히 긴 시간을 아우르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