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amber
  • 11-01
  • 789 회
  • 0 건
1. 어제 아시아나단편제 다녀왔습니다.

    영화 보기 전에 기다리면서 굉장히 뻘쭘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 홍보가 어떠니, 현빈 홍보가 어떠니 등등 방송물 먹은 티 내는 수군수군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일반인 대상 영화제가 아닌 건가 잠시 헷갈려 했습니다;
    다행히 아는 분을 만나서 조금 덜 외롭긴 했지만;
    제가 예약할 당시만 해도 좌석이 무지 많이 남았었는데,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건 좋았어요.

2.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서 좌석을 확인해 보니; 맨앞자리;;;
    헉 하고 앉았는데, 시작하기 조금 전 제 옆으로 심영섭씨, 변영주 감독님, 안성기 아저씨가 주루룩
    앉으시는 겁니다; 100초 트레일러상 심사 때문에 들어오신 거 같던데, 와우 정말 목소리가 너무
    좋으셔서 내내 귀기울이고 있었답니다.100초 트레일러만 보시고 다들 살금살금 나가버리셨습니다.
    100초 트레일러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흡연모녀였지만, 본편을 보고 싶어지진 않았습니다.
    핑거프린트는 자극적인 소재만 모아놓은 느낌이었고, 내 어머니의 몸은 그 있는 그대로의 몸이
    만들어진 몸이 아니라 도리어 당황스러웠고, 크레이븐 타이거는 그냥 뮤직비디오 같았습니다.
    하드보일드 액션 소녀는 비장하려 애쓰는 개그, 라시칸 레는 화면만 이쁜 뻔한 인도 이미지,
    솔직히 가장 무난해 보이는 로즈의 마지막 기차가 제게는 차라리 편했습니다.

3. 유지태 감독님의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는 마치 연극같은 느낌의 영화 트레일러였습니다.
    심각한 분위기와 작정하고 망가지는 분위기가 반반 정도 섞인.
    맨 마지막에 뜨는
    <3월에 꼭 상영하고 싶습니다!>
    가 너무 튀게 러브리해서.... 다들 웃어버렸지만요.

4. 고 조은령 감독님의 어깨동무는 고인이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은 다정한 메이킹 필름이었습니다.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5. 솔직히 제로 디그리 초반 부분 내내 좀 울었습니다; 다행히 소리를 안났습니다;
    제가 예전에 보았던 부분은 관련 상영회에서 딱 장국영이 나오는 장면까지만 모은 편집본이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부분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1) 왕가위 감독 얼굴은 지겨울 만큼 볼 수 있었습니다.
    2) 양조위 외 왕가위 감독과 계속 영화를 찍고 있는 사람들은 매저임에 틀림없습니다.
        정말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절절히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3) 그렇게 고생해서 찍은 부분이 고스란히 잘려나간 두 여자 배우에게 진심으로 동정을 표시합니다.
    4) 그래도 왕가위 감독이랑 크리스토퍼 도일은 배우들을 끔찍하게 아름답게 찍는 데는 도사입니다.
        잘린 필름 사이사이로 살아남은 양조위, 장진, 관숙의 진짜 이쁩니다;
    5) 주옥같은 음악들이 파도처럼 영화 내내 흐르지만, 지금 제 귀를 점령하고 있는 건 쿠쿠루쿠쿠
        팔로마입니다. 아아.... 오늘 밤 영화도 질러버릴지도; 좌석이 180석이나 남아 있던 걸요;

6. 아모스 리 감독님과 관풍령 감독님이 오셔서 같이 관람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간단한 인사가
    있었습니다. 굉장히 내성적인 분위기의 두 분이셨습니다만, 영화를 찍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7. 팅팅 분 눈과 편두통을 안고 친구가 표를 사기로 한 유럽영화제를 보러 갔더니,
    친구 왈.
    표가 매진이더라. 그래서 그냥 프린세스 다이어리 2 샀어; 봄에 한 약속 기억하지?

    봄에 이 친구를 데리고 서안화차를 보러 갔다가 절대 해피엔딩파인 이 아가씨에게 두들겨 맞고는
    다음에 한번은 친구가 시키는 대로 영화를 보기로 약속했습니다.
    나 프린세스 다이어리 1도 안봤는데. 라고 항의해 보았지만; 기각;
    
8. 발랄한 이 디즈니표 영화는 절반 이상의 어린이 관객들에도 불구하고 조용했습니다.
    세상에나 조조로 본 토토로랑 해리포터 시리즈 때보다 조용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전체적인 부분보다 사이사이의 개그 덕분에 실컷 웃었습니다.
    브리기트/브리기타 메이드와 키스 때 올라가는 다리 같은 거요.
    무엇보다 노래부르는 줄리 앤드류스를 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9. 제로 디그리도 프린세스 다이어리 2도 제게는 즐거운 영화라는 점에서는 같았지만,
    PD2가 본 후 기분이 가벼워지는 영화였다면,
    제로 디그리는 지금 이순간까지도 감정적으로 지치는군요.
    그래도 DVD로 못구할 테니 다시 한번 보러 가야지 라고 생각하는 저도 역시 매저끼가 있는 거겠지요.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709 혹시 가족들끼리만 쓰는 단어들이 있는지? frico 1,633 11-01
5708 &lt;해외연예&gt; 애플렉 "중국은 대만에서 꺼져라" 앨리사랑 1,414 11-01
5707 이 게시판 관련 irc채팅방 , 제가 전에 g-mail드린분 bono 641 11-01
5706 인어 공주. keira 1,617 11-01
5705 처음 본 조조 쇠부엉이 1,083 11-01
5704 음악 사이트 찾기 도와 주세요.. 루팡 725 11-01
5703 잡담들 : 내 오른쪽 어깨위 따뜻한 그의 손, BOB, 길 반장님, Critical 30 룽게 1,115 11-01
5702 CDDB 한계는 없는 것인가 Pastorale 886 11-01
5701 [퍼옴] 여대구타사건-당사자 친구가 작성한 글 amber 4,120 11-01
5700 알라딘의 DVD 대여 프로그램 어떤가요? 통천교주 511 11-01
열람 잡담 amber 790 11-01
5698 고시텔 들어가려는데... Jade 1,215 11-01
5697 캐리 스노드그레스의 죽음, 올해 사망한 배우와 감독들 핀체튼 846 11-01
5696 레드 아이 나비효과 617 11-01
5695 기분좋아요 스르볼 1,252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