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논란이 된 최저생계비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 요지와 그에 관한 몇 가지 생각입니다.
언론보도 내용에 그치지 않고 헌법재판소 결정 요지를 읽어 보신다고 해도 원래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바꾸시지 않을 분들이 많겠지만, 보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의미 있게 비판하시기 위해서라도 내용을 잘 알고 계시는 게 좋지 않으실까 싶어 아래에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결정의 요지를 소개합니다.
아래 결정요지에도 잘 나와 있지만 헌법재판소가 아래와 같은 결정을 내린 근본적인 이유는 기본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의 권한인 고시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내용이 맘에 들지 않으면 이 사건의 경우는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고시를 바꾸실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시비를 걸 수 없답니다. 결정문에 잘 나와 있듯이 헌법재판소는 "국가가 최저생활보장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든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고 선언하였고, 또 그것이 행정부의 광범위한 재량이 허용된 영역에 대한 법의 일반원칙이기 때문이지요.
보건복지부가 진정 이 사건에서 문제된 장애인 가족을 도울 의지가 있었다면 헌법재판소에 사건이 가기도 전에 고시를 바꾸어 구제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계속 중일 때에도 헌법재판소는 관련 국가기관에 위헌여부에 관한 기관의 의견을 내달라고 조회를 하니까 그 때라도 얼마든지 보건복지부가 이것이 문제라고 인식하였다면 고시를 변경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행정부에 이렇게 재량이 폭넓게 주어진 영역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로서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척 제한되어 있습니다. 다시 반복하자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은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정됩니다. 아마도 보건복지부에서 ?고시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회신하셨다면 (헌법재판소의 결정내용으로 보아 그렇게 회신하셨다고 추측됩니다만 정확한 내용은 헌법재판소 결정문 전문에 나오니까 전문이 발간되었을 때 확인 가능할 것입니다) 나름대로 상당한 근거가 있어서 그리 회신하였겠지요.
어쨌든 문제된 장애인 가족 분들의 딱한 사정이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에 보도 되었고 많은 네티즌 여러분들이 걱정하시니 조만간 보건복지부의 전향적인 판단이 나오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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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周善會재판관)는 2004년 10월 28일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위임에 따라 2002년도 최저생계비를 고시함에 있어 장애로 인한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별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지 않은 채 가구별 인원수만을 기준으로 최저생계비를 결정한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1. 사건의 개요
청구인 박정자, 이승연은 각 정신지체 1급 장애자이고, 청구인 이공열은 박정자의 남편이자 이승연의 아버지로서 비장애자인바, 이들은 1가구를 이루어 함께 거주하면서 2000. 10. 5.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 수급자로 선정되어 그 무렵부터 생계급여를 지급받고 있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01. 12. 1. 보건복지부고시 제2001-63호로 2002년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최저생계비를 결정∙공표함에 있어 장애로 인한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별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지 않은 채 가구별 인원수만을 기준으로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청구인들은 위 최저생계비 고시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 가구의 구성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보건복지부장관이 2001. 12. 1.에 한 2002년도 최저생계비 고시(보건복지부고시 제2001-63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들에게는 이 사건 고시 중 3인가구 최저생계비가 적용되나, 청구인들이 이 사건 고시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그 고시 전체에 동일한 심사척도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고시 전체로 심판대상을 확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심판대상고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ㅇ 2002년도 최저생계비
가구규모
1인가구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
5인가구
6인가구
금액
(원/월)
345,412
572,058
786,827
989,719
1,125,311
1,269,809
3. 결정이유의 요지
가.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생활능력 없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헌법의 규정은 입법부와 행정부에 대하여는 국민소득, 국가의 재정능력과 정책 등을 고려하여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으로 모든 국민이 물질적인 최저생활을 넘어서 인간의 존엄성에 맞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행위의 지침 즉 행위규범으로서 작용하지만, 헌법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국가기관 즉 입법부나 행정부가 국민으로 하여금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하여 객관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할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국가기관의 행위의 합헌성을 심사하여야 한다는 통제규범으로 작용한다.
나. 국가가 행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에 대한 최저생활보장을 위한 생계급여 지급”이 헌법이 요구하는 객관적인 최소한도의 내용을 실현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함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조치를 취하였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인바, “인간다운 생활”이란 그 자체가 추상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그 나라의 문화의 발달, 역사적․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어느 정도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고, “최소한도의 조치” 역시 국민의 사회의식의 변화, 사회․경제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인 것이므로,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생계급여의 수준을 구체적으로 결정함에 있어서는 국민 전체의 소득수준과 생활수준, 국가의 재정규모와 정책, 국민 각 계층의 상충하는 갖가지 이해관계 등 복잡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의 최저생활보장의 구체적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부 또는 입법에 의하여 다시 위임을 받은 행정부 등 해당기관의 광범위한 재량에 맡겨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국가가 최저생활보장에 관한 입법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다든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있다.
다. 국가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하는 사회부조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 지급을 통한 최저생활보장 외에 다른 법령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것도 있으므로, 국가가 행하는 최저생활보장 수준이 그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였는지 여부, 즉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을 보장하고 있는지 여부는 보장법에 의한 생계급여만을 가지고 판단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외의 법령에 의거하여 국가가 최저생활보장을 위하여 지급하는 각종 급여나 각종 부담의 감면 등을 총괄한 수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라. 보건복지부장관이 2002년도 최저생계비를 고시함에 있어서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최저생계비를 별도로 정하지 아니한 채 가구별 인원수를 기준으로 한 최저생계비만을 결정․공표함으로써 장애인가구의 추가지출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최저생계비에 따라 장애인가구의 생계급여 액수가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생계급여액수는 최저생계비와 동일한 액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최저생계비에서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 등을 공제한 차액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지급되는 생계급여까지 동일한 액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이때 공제되는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은 장애인가구의 실제소득에서 장애인가구의 특성에 따른 지출요인을 반영한 금품인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수당, 장애아동부양수당 및 보호수당, 만성질환 등의 치료․요양․재활로 인하여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지출하는 의료비를 공제하여 산정하므로 결과적으로 장애인가구는 비장애인가구에 비교하여 볼 때 최저생계비에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을 반영하여 생계급여액을 상향조정함과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점, 장애인가구는 비장애인가구와 비교하여 각종 법령 및 정부시책에 따른 각종 급여 및 부담감면으로 인하여 최저생계비의 비목에 포함되는 보건의료비, 교통․통신비, 교육비, 교양․오락비, 비소비지출비를 추가적으로 보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에 있어서 국가가 실현해야 할 객관적 내용의 최소한도의 보장에도 이르지 못하였다거나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였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또한 장애인가구와 비장애인가구에게 일률적으로 동일한 최저생계비를 적용한 것을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장관이 2002년도 최저생계비를 고시함에 있어 장애로 인한 추가지출비용을 반영한 별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하지 않은 채 가구별 인원수만을 기준으로 최저생계비를 결정한 것은 생활능력 없는 장애인가구 구성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평등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