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메드 여행에서의 몇 가지 에피소드

  • dmajor7
  • 11-03
  • 1,304 회
  • 0 건
요즘 자꾸 글을 쓰게 되네요. 중독성이 있나봐요.
아마 '예의 바르고 진지하게 남의 말을 들어주는' 요즘 인터넷에서는 희귀하기까지 한 이곳의 분위기
때문인 것 같네요.

불황인데 염장지르는 스토리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지난 9월에 해외여행을 갔었을 때
있었던 몇 가지 이야기가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것 같아 기분전환 삼아 써 봅니다.
(저희부부는 큰 맘먹고 오랫동안 계획하여 싱가포르-몰디브-빈탄 클럽메드를 묶어 다녀오는
배째라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1. 빈탄페리터미널에 도착하자 클럽메드 부쓰가 있더군요. 거기서 우리를 맞아준 것은 푸짐한 몸매의(증지위라는 홍콩배우를 닮으신..무간도에 나오는 양조위네 보스) 중국계 싱가포리안으로 보이는 아저씨였습니다. 이아저씨가 바우처 받고 짐 들어주고 해서 우리는 미팅센딩 담당 직원..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쇼를 하는데 갑자기 이 아저씨가 딱 무대에 등장하더니 제임스 브라운의 "I feel
good"을 정말 소울풀하게 불러 제치는 것이었습니다~ 깜딱이야.... 한상원밴드 라이브에서 들었던
것보다 나았습니다...


2. 클럽메드 양궁 담당 G.O.인 인도네시아인 Momon은 호리 날씬한 체격의 젊은이로 몸의 유연성이 좋고 개그맨 못지 않은 표정연기가 뛰어난 끼 많은 친구였습니다. 양궁을 할 때마다 이 친구와 저의 설전 아닌 설전이 이어지곤 했는데,

와이프가 자꾸 허공으로 화살을 날리자, 제가 거들어 준답시고 옆에서
"She's shooting a bird over there"
그러자 이 친구 왈, " OK. I'll kiss her once, and she'll shoot better."
저는 대꾸하기를, "OK. Then she can shoot you."

다음날, 또다시 찾은 양궁장. 그러나 한민족의 피가 아닌지 제 화살은 온통 땅바닥 아니면
하늘로 날라갔습니다..
혀를 차고 있는 이 친구에게 저는, "At least, I cannot kill people by arrows.."
그러자, 이 친구 왈, "Yeah, You'd better find shotgun or bomb G.O."


3. 이번엔 클럽메드 말고 몰디브 라구나비치리조트에서,

수상방갈로 쪽을 구경가보니 바다로 연결된 사다리를 잡고 프랑스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스노클링을 마치고 올라오고 있더군요. 제가 무심코 쳐다보고 있자니 남자분 다리에 산호에 긁힌 상처에 피가 방울방울...(스노클링 할때 산호 조심해야 합니다..금방 상처나요..저도 온몸이 상처투성이..)

제 시선을 느낀 그 남자, 갑자기 팔을 벌리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기를, "Shark!!"

...정말, 그 번듯하게 생긴 프랑스 남자의 순간적 연기력이란...외국인들은 다 개그맨의 피가
끓는 것인지....

저도 맞장구 쳐줘야죠.. 자못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제 다리에 산호 긁힌 상처를 가리키며, "Oh, you too?". 저쪽도 끄덕끄덕.."Big one?", "Yeah, be careful.." 그리곤 서로 씨익~ ^^;;

4. 싱가폴 차이나타운에서 유명하다는 발맛사지나 받아서 혹사한 다리를 쉴까 하고 두리번거리다가
한 가게에 들어가보니 작고 허름한데다가 좀 어둡고 미니스커트에 짙은 화장을 한 아줌마(절대 아가씨 아님..) 두엇이 tv 보고 있고...

잘못 짚었다 생각하면서도 40분 22불이라는 발맛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맛사지사(프렌즈의 피비가 마사지사인데, 드라마상에서 마사지사를 마쑤~ 라고 부르더군요. 원래 불어인 단어로 masseur인데, 이곳에서도 저도 모르게 마쑤~는 누구냐? 등으로 물어보니 잘 알아듣더군요..) 아저씨는 50대 초반쯤 된 한국의 전형적 근엄한 아버지상으로 생기신 중국분이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와이프는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발과 온몸이 연결되어 있다는데 여기가 어디냐, 여기가 아프면 어디가 안 좋은거냐, 쉴새 없이 질문을 퍼부어댔고, 아저씨는 어눌하게나마 열심히 가르쳐주더군요.

그런데, 왼쪽발을 먼저 하면서 어느 부위를 누르더니 아프다고 하니까 여기가 신장(kidney)이다. 신장이 조금 안 좋은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얼마 후 오른발을 하는데 같은 부위를 누르는데 와이프가 별로 아프지 않았나 봐요. 와이프 눈치를 살피던 아저씨가 같은 부위를 더 세게 누르시더니, 와이프가 아야! 하니까 비로소 씨익 웃으면서 한마디,  
"Kidney".


5. 서울로 돌아오는 날 싱가폴 오차드거리에서 저희 호텔로 택시를 탔는데(기본요금 거리)
중국계 할아버지 기사분은 왠일인지 엉뚱한 길로 접어들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하..법질서의 나라 싱가폴에서도 드디어 바가지 악덕 기사를 만났구나.. 긴장한 저희는 뒷자리에서 일부러 들으라고 항의성으로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비행기 시간에 늦겠네... 이 길이 아닌 것 같은데.... 등등....

그런데 이 할아버지 갑자기 작은 삼거리로 신호받아 우회전(싱가폴은 영국처럼 차량 좌측통행이고 운전석도 우측에 있음. 시내 대부분이 일방통행임).
그래서 아, 지름길인가보다 했는데, 죽 들어갔더니 막다른 골목....
유턴을 해서 가던 길로 다시 돌아나오더니 다시 직진...(도대체 모하는 짓이랴..)

또 다시 작은 삼거리로 우회전해 들어가더니...또 막다른 골목!!
그 짓을 세번을 반복....

이쯤 되니 진짜 비행기 시간이 위험해 지기 시작했는데, 운전기사 할아버지는 이쯤되자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말 대부분의 싱글리시로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
리스닝 불가능. 아마 추리컨대, 이 할아버지는 바가지 악덕기사가 아니라, 무시무시한 초.보.기.사...
맨처음 저희 호텔로 가는 길을 무심코 지나친 후 한 블럭 좌측 일방통행도로를 남쪽으로 달리며
어떻게든 한블럭 우측에 있는 저희호텔쪽으로 가려고 계속 우회전을 시도하는데, 계속 막다른 길.
실은 제대로 된 한블럭 우측으로 가는 우회전은 한~참 남쪽에서야 있는 것이었음....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가운데, 외국인 고객이 귀국을 못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패닉 상태에
빠져든 할아버지는 급기야 무시무시한 벌금 천국 싱가폴에서 끼~익 소리를 내며 불법유턴과 불법
우회전까지 시도했지만 우리 호텔이 있는 그 거리는 신기루마냥 저~기 보이기는 하는데 다른 방향
통행 도로로만 이어지고...

말도 안되는 각도로 불법 회전을 시도하는 할아버지에게 저희는 비명을 지르듯
"Take it easy!!!" "It's OK!!" "Slow down!!"을 외쳐대고...

여하튼 5분이면 가는 곳을 30분 동안의 카레이스 끝에 도착..미터기에는 8불인가 나와 있었는데
원래 3불 거리니 3불만 내라.. 미안하다고 하시더군요...^^;;

p.s. 음..글로 써 놓고 보니 별로 재미없는 것 같네요. ^^;; 죄송..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열람 클럽메드 여행에서의 몇 가지 에피소드 dmajor7 1,305 11-03
5753 내친 김에 이상은의 Bohemian에 대해 질문 하나 659 11-03
5752 요우리님 축! 샹난 1,189 11-03
5751 개인 홈페이지 부활에 대한 단상. Tech n9ne 1,360 11-03
5750 유역비란 배우... lilac 722 11-03
5749 질문 하나 - 이름에서 한자 없애서 한글 이름으로 쾌변 786 11-03
5748 카이스트 57화 평행선2 -무너지는 구지원 멀대 1,272 11-03
5747 불황의 시기, 사업 아이템!!! 풀빛 1,175 11-03
5746 혈액형과 임수정에 대한 얘기 쿨랜드 2,213 11-03
5745 신나는 가스펠 추천 부탁- 743 11-03
5744 못말리는 유모 한국판을 만든다면.. 시궁치 748 11-02
5743 지금 싸이월드가 안되네요?? dxa 981 11-02
5742 여러 가지... DJUNA 1,984 11-02
5741 약간은 웃긴 상황.. nyxity 1,645 11-02
5740 펌글) 헐리우드의 법칙 중... 휘오나 1,590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