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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잡담.
김영주
11-07
898 회
0 건
1. 지난 달 우여곡절 끝에 세종에 올려진 '오네긴'과 '백조'를 모두 봤습니다.
'오네긴'에 올인하고 깨끗이 잊으려다가 키로프 다큐를 보고 화르륵 불타버리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였죠. 운좋게 50퍼센트 할인 티켓을 잡았어도 무리한 금전 출혈이었는데
그래도 보길 잘 한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음악만 좋고 재미없는 발레 1순위로 꼽고 있었던
'백조의 호수'였는데, 굉장하더군요. 키로프 오케스트라, 그리고 키로프 발레단.
'언제나 음악이 되고 싶었고, 춤추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라는 알렉산드라 페리의 이야기는
제가 발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어떤 로망^^ 같은 거였데 음악과 춤, 양쪽다 초일류로 붙여놓으니
그게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겠더군요.
키로프는 군무수들 수준부터 다르더군요. 굉장한 상향 평준화였습니다.
같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해도 슈투트가르트와는 일단 신체조건 자체가 다르던걸요.
애초에 러시아 쪽에 좋은 무용수의 몸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게 아닐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워낙에 팔 다리 길고 얼굴 작고 전체적으로 예쁜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발레가 프랑스를 종주국 삼아 러시아에서 꽃 핀 것도 인적 자원의 풍부함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요.(소근소근)
'심청'은 포기하고 있다가 초대권이 생겨서 룰루랄라 나갔습니다. 허나 결코 깨지지 않는
예술의 전당 징크스. 무진 고생을 하고 봤어요. 제 예당 징크스는
1. 제가 공연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거나,
2. 공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둘 중 하나입니다.
오페라하우스 건, 콘서트 홀이건 관계없이 적용 되고요, 바로 어제 본 '가을밤 콘서트'가
2 - 에 해당됩니다.
2. 제 평생 그런 팬텀 서곡은 들어 본 적도 없고, (다행히) 앞으로도 들을 일 없을 듯 합니다.
아아 정말이지. 오페라의 유령에 '드럼'이 왠말입니까! JCS도 아니고 팬텀에!! 게다가 그 '드러머',
어찌나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는지. 당혹을 넘어서 거의 분노였습니다.
그 날의 '주역' 조승우라도 기대를 충족 시켜줬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기대하고 있었던
레미제라블의 'stars'를 부르는데.... 아아 ㅠ.ㅠ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풀썩.)
일단 음향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보다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배우가 뭘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헤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준비가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는데
그때는 정말로 목을 졸라버리고 싶다는 격한 생각까지... 조승우 팬 여러분, 용서하시길. 하지만 현재
제 재정상황에서 5만 6천원은 정말 장난은 아니라고요.. ㅠ.ㅠ 집에서 예당까지 2시간.
비까지 오는데 낑낑거리고 왔다가 이미 열혈 드러머 쿵짝쿵짝 사운드의 팬텀 서곡에 혼이 빠져나가
있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아주 불을 질러주시더군요. 진솔한 모습에 찬탄을 해야 진정한
팬이라고 한다면... 저는 그냥 포기하렵니다. 그 순간을 생각하니 다시 또 화르륵...-_;;
그래도 뒤로 갈수록 나아지고, 본인이 직접 연기했던 곡들은 확실히 잘 소화했습니다. 그치만
그 이상은 아니었어요. 제가 그렇게 기대했던 'All I ask of you'를 김소현+조승우 버젼으로 들은 것으로
위안하기에는... 풀썩. 데미지가 너무 컸습니다.
로비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처음 들어갈 때 굉장히 예쁜 남자가 쓱 지나가는데 베르테르랑
사비타 나온 김다현씨를 닮았더라고요. 그치만 제가 기억하는 그 사람은 그 정도까지 예쁘지는
않아서; 긴가 민가했는데 공연 마치고 나오다 보니까 디카와 폰카에 싸여서 싸인 공세를 받고
있더군요. 재밌는 것은 열심히 셔터 눌러대면서 다들 입으로는 '누구야? 누구야?'
다시보니 '매우 아름다워지신' 김다현씨 맞더군요. 아니 그런데 왜 그렇게 갑자기 예뻐졌을까요?
아.. 현장에서는 진짜 재밌었는데. 말로 설명하니까 재미 없네요. 흑.
인터미션 때도 재미있는 일이 있긴했어요. 강혜정양이 (예상대로) 와서 1층 뒷 블럭 첫 줄에
앉았는데 몇천명이 한꺼번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두리번거리면서 수근거리는데 못이겨
결국 잠시 나갔다 왔더랬죠. 예쁜 빨간 목도리 하고 왔는데 고개 푹 숙이고 있는게 귀엽더군요. ㅎㅎ
참, 김소현씨는 베테랑스럽게 잘해줬습니다.
3. 지난 토요일을 마지막으로 하던 일을 접었습니다.
딱 일주일.이라고 작정하고 무작정 놀았는데. 그래도 그 무작정.이 마음대로 안되더라고요.
아 바보 같아. 여튼 일주일동안 제일 많이 한게 소울식이랑 피디박스에서 공연 영상 찾아보고
노래 듣고 책 읽고 빵 먹고... 그냥 계속 이러고 살았으면 좋겠다.가 솔직한 심정이에요. (비밀입니다.)
저는 원래 집이 부산이에요. 그곳으로 이사한지 5년인가 밖에 안되지만 어쨌든 그런데,
하루 종일 매여있어야 하는 직장을 다니는 동안은 서울이 너무 싫더니
이제 시간이 나고, 보고 싶은 공연들 보러 다닐 수 있게 되니까 또 서울 아니면 못살겠어요. ㅠ.ㅠ
이런 딜레마. ㅠ.ㅠ
4. 네이버에 플라시보 까페를 만들었어요. 수줍. -//-
http://cafe.naver.com/drugstore96.cafe
동영상도 하나 첨부. <파이트 클럽> 엔딩에 나왔던 곡인데... 리메이크했네요.
공연 마칠 때 이 곡을 부른다고 해요.
Where is my mind. 프랑스 티비에 나와서 부른 라이브 영상입니다. 동영상 압축하면서
사운드가 많이 망가져서 아쉽긴 한데-_- 그래도 워낙 곡도 좋고, 원래 라이브도 잘하고. ㅎㅎㅎ
참, 키보드와 기타는 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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