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다시 만나자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고 있다가 셀린느가 기차를 타기 직전에야 반년 후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 . 각자 기차에 앉아있는 모습을 비추어주며 끝나지요. 둘 다 약간의 불안과 걱정이 서려있는 얼굴을 하고서.
에단 호크는 역시 조금은 능글능글한 모습이지만, 줄리 델피의 풋풋한 모습은 언제 봐도 상큼합니다. 비포선셋에서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참 세월이란 . .
하루 종일 입이 바짝 마르도록 떠들고 다니다가 새벽에 숲속에서 키스하는 장면에서는 입냄새가 날텐데 . . 하는 걱정도 되었어요. 아, 이런 영화 주인공들은 입냄새 같은 것 안 나지요? 얼굴에 기름기도 안 흐르고 붓지도 않고. 밤샌 후 아침을 맞으면서도 지금 막 샤워하고 나온듯한 둘의 모습을 보며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었지요.
95년 찌푸린 겨울, 영국의 시골구석 사람도 몇 없는 극장에서 이 영화 마지막회를 혼자 보고 터벅터벅 하숙집으로 돌아오던 길 위에서 마음이 아득해져 가던 그 기분을 잊을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