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일거리를 나눠서 하다가 딱 하루치를 남겨놨었는데
아침부터 몸이 너무 무겁고 다리가 쑤셔서 1시간 알람을 맞춘 후
안방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똑바로 누워 자면서도 아.. 낮잠자면 가위 많이 눌리는데
생각을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밖에서 부시럭소리가 신경쓰이더니
(실제로 났는지 그때부터 꿈인지는 모르겠네요.-.-)
누군가 발자국소리를 내며 방에 들어와 (쳇 방문도 닫아놨는데)
머리맡 옆에 서더니 '어이구 그만 일어나'라고
크지 않은 목소리로 얘기하는 거 아니겠어요.
남편하고 비슷한 목소린데
아침에 나간 사람이 여기 있을 리는 없고 해서
팔을 마구 휘저어 가버리라고 (계속 꿈..) 난리치다가
무거운 몸을 일으켜 다른 방의 컴퓨터 앞에 앉아
영화를 보다가 히어로가 보호해주는 여주인공이 끔찍한 꼴을 당하는 데
놀라 다시 침대로 와서 잠을 청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옆 집에서 아버지와 두 딸이 까르륵거리며
떠드는 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거예요.
흠.. 그렇군 이번에는 듣기 좋네
하다가 잠이 깼습니다.
왔다갔다 한 것도 모두 잠이었지요.
역시 똑바로 자면 안돼 하고 옆으로 잠시 누웠다가 결국 일어났는데 말이죠.
...두 딸을 키우는 집은 옆의 옆 집이어요.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커피를 끓이려고 왔다 갔다 하는데
뭔가 희끗해서 보니
입고 잔 윗도리 배부분에 흰 머리가 한 올 붙어있지 뭡니까.
순간 소름이.. 쫘악 끼치더군요.
남편이나 저나 아직 흰머리가 안 나는데..
며칠 전에 뽑아줬던 달랑 하나 뽑아줬던 흰머리를 이 사람이 칠칠맞게 몸에 붙이고 다니다
침대 속에 떨어뜨린 걸까요?
십중팔구 그렇겠죠.
...요새 모클럽의 미스테리를 참칭한 괴담 게시판에서 좀 놀았더니만
한바탕 보고 났을 때도 괜찮더니 몸이 좀 약해지니까 바로 뎀비는군요-.-;;
사실 저는 무서움이 많아서 중학교 시절
밤에 외부 화장실을 쓰러나갈 때는 (믿지도 않는) 찬송가를 귀에 들리게 웅얼거리며
가곤 했었어요.
대학에 가서 유물론 공부를 하면서는 어찌나 기쁘던지..
이제 귀신 나올까봐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물질로만 가득찬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겨우 가위 몇 번 눌려본 게 공포체험의 다이면서 말이지요;;;)
이제 유물론의 약발도 다 떨어진 모양입니다.
정신 수양을 해야 할까요?
흑, 근데 시체자세를 했다가 몸에 그만 누군가 들어와서 한바탕 대화를 나눈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서 말이죠.
(도통 기여해본 바 없던 게시판에다 염치없이 질문을 올려 도움을 받은 처지라
게다가 뭔가 게시판 성격에 대한 논란도 있는 듯하고..
제 발이 저려 딴소리나 실컷 하다 갑니다.
저도 예전 게시판이 보고 싶을 때가 있긴 하고요
퍼블릭굿님 추즈미님 어디서 뭐하시나 궁금할 때도 있지만
방문객 자체가 달라지는 걸 어떻게 막겠나 싶기도 해요
전에는 책으로 지식을 쌓은 분들이 내공을 풀어놓는 분위기였다면
요새는 영상 세대의 의견교환소라고나 할까요 거칠게 말하면..
뭐 서로 도와주는 훈훈한 분위기도 별로 딴 게시판 가서 잘 놀지도 못하는
-여기서도 유령이지만서도- 저에게는 좋던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