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나는 영화들.
크레이머의 '아이스': 보는 동안에는 엄청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폭력이라는 것이 전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정말 아이시한 몇몇 장면에서 거의 사실적으로 다가오더군요. 개인의 공포가 스스로에게 와닿는 순간에는 이 오래된 영화가 개인사와 겹쳐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색안경을 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어서인지, 교조적인 태도에 반발심이 팍팍 일기도 하고, 특히 혁명의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에 이르면 그 수동성과 현실에 타협하는 모습이 심히 불쾌할 정도였습니다.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닐까, 하면서 의외로 스스로를 동일시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생각하면 웃기는군요. 아무튼 본 지 몇 주일은 지났는데도 엄청나게 할 이야기는 많은 영화였습니다. 검색해보니 영화제에서 상영한 적은 있는 것 같군요. '구하기 어려워서' '보기 어려워서' 더 악착같이 붙잡고 늘어지는 중은 아닌지 스스로를 점검해야봐야겠습니다.
기드보의 '스펙타클의 사회': 마찬가지로 '구하기 어려워서' '보기 어려워서' 되겠습니다만... 사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상황주의자'라는 말은 요즈음에는 어딜 가서든 물고 늘어지는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인적 '상황'이지요) 이 양반 말은 참 잘한단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며 지지거리는 흑백 화면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니들은 스스로를 속이는거야'라고 정면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은 영화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날선 칼처럼 정직하고, 공격적이고, 최면효과도 좀 있는 것 같아요. (add-on일지도) 모든 것은 이미지로 환원되고, 이미지는 시장을 지배한다....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맞는 이야기이지만 자괴감마저 들게 하는군요.
파라자노프의 '사얏 노바': 이 영화는 예엣날에 vhs로 보고 최근 '어쩌다' 구했습니다. 엉뚱하지만, 임권택이 이 영화를 보았는지 궁금합니다. 감독이 불의 말인가..를 감독한 그 양반인데, 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아르메니아에도 조지아라는 동네가 있는지 몰랐지요. 이야기가 딴데로 새기 시작하는군요. 할 말이 엄청나게 많을 줄 알았는데 뭐라고 말하는 것도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안하렵니다.
덜 폼나는 영화들.
파이트 클럽: 드디어 dvd 타이틀을 샀거든요. 아싸리하면서 보는데 자꾸만 아이스와 겹치는 이유는 뭔지. 둘 다 혁명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핀쳐가 어딘가에서 '상처주려고 영화를 만든다' 등등 이야기를 했다지만, 멋들어진 화면으로 상처를 주면 좀 덜 아파지나봐요. 심즈랑 유사점이 떠올라서 자꾸 웃겼습니다.
슈렉2: 드디어, 봤습니다. 키우는 고양이와 등장하는 고양이가 너무 닮아서 가출한 동안 영화찍고 온 거라고 생각해버리기로 했는데... 영화 다 보고 숨돌리는 순간 쳐다보면서 '나 귀엽지' 공격을 해버리다니! 안경을 잘 안닦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순간 솟아오르는 애정 지수라니. 팔불출?
게임.
심즈2: 인헨서라는 걸 다운받아서 트라이얼기간동안 친구 수도 늘리고 유용하게 썼는데, 막상 지금은 별로다 싶군요. 로맨스라는게 여기에서는 무차별 love machine이 된다는 것도 나름대로 충격이었고... 좀 너무하다 싶은 부분을 제외하면 심즈1과 다른 의미로 재미있었어요. 검색하다보니 '벨라 고스는 어디에?' 그런 사이트들도 있던데.. 심즈2에 이벤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둠3: 느리지만... 무서웠어요. 언제부터 공포물이 된거지, 이 게임..
Age of mythology: 역시 느리지만, 맥 버전으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아직도 아틀란티스. 이거 끝나면 입맛대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건지, 아니면 이렇게 차근차근 플레이를 계속해야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싱글 플레이어라 그런건가요? 설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