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중] 좋아하는 여학생에게....그 후 이야기..

  • 까뮈
  •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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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하고도 냉정하신 가르침을 받들어 드디어 용기를 얻었습니다.

거두절미 하고 지금까지의 상황은 어제 드디어 같이 그 여학생과 밥먹고 연락처까지 얻어냈습니다만..
그 얻어내기까지의 과정이 좀 묘합니다.

이제부터 어제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주일 간의 고민끝에 제가 얻은 결론은 학교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척 하여 같이 합석 자리를 얻는
것으로 목표를 삼았습니다.

밥을 사주거나 음료를 건네는 것은 안 친한 사이에 갑자기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노트 빌리기는 수업에
부실한 학생 이미지를 줄 까봐 피한 거지요.

수업이 끝난 후에 저는 그분이 식당으로 가는 것을 보고 멀리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밥을 먹으러 들어갔지요.

그 여학생은 언제나 그랬듯이 항상 수업시간에 같이 앉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같이 밥을 먹으러 들어가더군요.

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리고 그 여학생 눈치 안 채게 밥을 타온 다음 그 여학생을 우연히 발견
한듯이,,

"어? 지금 식사 하시는 거에요?"

하고 정말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난듯 식판을 들고 아는 척을 했지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같이 합석을 해도 될까요?"

하고 물었더니 흔쾌히 승락하더군요.

그리고 그 후부터는 뭐 자연스럽게 흔히들 하는 얘기를 풀어나갔죠. 정말 분위기가 좋았습니다만.
갑자기 그 분이 묻더군요.

"남자분이라 그러신지 밥을 정말 많이 드시네요"

네. 제가 마른 체격과는 달리 좀 양이 많습니다. 근데 전 평소 별로 못 느끼던 점인데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니 당황하여

"아. 다 먹는 건 아니에요"

이렇게 대답했죠. 그러니까,

"어, 밥 남기면 안되는데, 혼 좀 나셔야 겠네요"

하는 겁니다.  일단 여기서 미스.......

그리고 또 뭐 좋은 분위기로 흘러가다 제가 후식으로 시킨 음료수 팩을 먹는데 잘못하고 팩을 꽉 쥐는
바람에 음료수가 빨대를 타고 올라와 제 얼굴위로 뿌려지는 대형 사고 발생!

칠칠 맞은 것도 있지만 정말 대박 웃긴 상황인 것이지요..

순간 그 여학생, 당황하더니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어머어머, 괜찮으세요? 아기들 보면 음료수 팩 먹을 때 팩 꽉 잡아서 음료수 뿌려지는데 꼭 그거 같아요.
근데 웃어서 죄송해요, 민망하시겠다..."

웃어서 죄송하다고 민망하시겠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쪽팔린 상황 (순식간에 예비역
병장이 갓난 애기가 된 것입니다..이런 찔찔맞은 놈 같으니...) 입니다.

아...정말 너무너무 쪽팔려서 얼른 화제를 다른 쪽으로 바꿨지요.

"아,,제가 복학하고 아는 사람도 없고 맨날 밥 혼자 먹느라 외로워요. 가끔 밥이나 같이 먹어요"

"네,,그러세요"

"어,,,그러면 연락해야 되는데 연락처를 모르는데,,연락처 좀 가르쳐 주실래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학생, 약간 당황한 듯 웃으며 (왜 그 일본만화에 나오는 땀 한방울 삐질 나는 그 웃음)

"아...네..."

하더니 연락처를 가르쳐 주더군요..저두 제 연락처를 가르쳐 줘서 연락처 교환에는 성공했으나...

여기서 또 미스....흔쾌히 웃으며 가르쳐 준 것이 아닌 당황한 듯 애써 웃으며 연락처를 가르쳐 줌,

그/ 런/ 데

그녀가 꺼낸 핸드폰은 효리폰도 상우폰도 아닌 왜 그 옛날 엘쥐 싸이언 흑백 핸드폰이더군요.

제가 군대 가려고 2001년에 해지한 현대 걸리버 폰보다 더 구형 모델..

그런데 그 분의 그 구형 핸드폰이 저를 한층 더 감동시켰습니다.

구형 핸드폰을 보니 역시 허식에는 신경 쓰지 않는 알뜰한 그 분의 마음 씀씀이가 보여 내심 흐
뭇하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연락처 교환에 성공한 후 그 여학생과 친구는 밥을 다 먹었는데 제 밥은 아직도 많이 남았지요.

제가 양이 많기도 하지만 또 밥 먹는 속도도 엄청 느린지라..저는 밥의 반도 다 못 먹은 상태..

전 예의를 지키려고 반도 못 먹은 밥을 그냥 얼른 비웠지요.

"어..진짜로 다 버리시는 거에요.."

"아..네.."

음..밥 양 조절 실패...밥 먹는 속도도 실패..또 미스...

암튼 그렇게 연락처 교환 후에 헤어진 후 식당에서 제 후배와 함께 오늘의 상황을 서로 얘기했습니다.

헉, 그런데 그분이 친구와 함께 다시 식당으로 들어오시더군요. 제 후배와 함께 얘기를 하고 있는 저를
발견..

저는 분명 그 여학생에겐 혼자 밥먹으러 온 것이었는데 사실은 제 일행이 있었다는 것을 들킨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혼자 밥먹으러 온 것처럼 가장해서 접근 한 것이 탄로난 상황..

아무튼 그 분은 저를 보고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인사를 또 하더니 친구와 함께 유유히 사라지더군요..

젠장..낭패낭패..

음료수 팩 대형 사고에..밥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고..거기에 상황 설정 한 것 까지 들킨 상황..

연락쳐 교환은 했으나..솔직히 너무나 쪽팔린 상황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 여학생이 많이 웃어서 좋긴 하지만 그게 다 저의 실수로 인해 생긴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많은 성과도 얻었습니다. 집도 개인적으로 저와 가깝고 (지하철로 15~20 분 거리)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상황이 제가 생각해도 너무 코메디 스럽더군요..

에휴,,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제 연락처를 얻은 이후 문자 하나도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연락처를 물어본 것이 너무 오바한 것은 아닌가 후회도 되고
어제의 웃기고 쪽팔린 상황 때문에 문자 하나도 못 날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주말 잘 보내세요" 라거나 "주말에 뭐 하세요, 영화나 한 편 때릴까요"

같은 문자 한통이라도 날리고 싶은데 어제 상황이 너무 안좋아 섣불리 연락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첫 개인적 만남에서 연락처 물어본 것이 너무 성급했나요?

그리고 어제 그 분이 그 상황에서 웃으시거나 당황스러워 하신 것은 무슨 의미 일까요..

아아..제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좀 더 기다려서 다음 주에 약간 더 친해진 다음 진도를 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바로 이번 주말에 승부를 걸어보아야 할까요..

어제 상황이 안 좋은 것도 있지만 솔직히 주말에 승부를 걸었다가 거절당하면 속마음을 들키는 것도
있고 쪽팔릴 것 같아서 겁이 나서 문자를 못 보내는 것도 있습니다.

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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