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섬' 전시 다녀와서, 스노우캣 다이어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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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섬.

1.
아래 올렸던 글 후기(?). 결국 제가 고른 화분을 들고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다른 일로 바쁘셔서 정작 화분이 어떠셨는 여쭤보지는 못했고, 친구들이나 다른 분들 의견으로는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크기만 크고 번거로운 대형 화환이 난무하는 전시장이라, 이런 화분이 좀 초라해보이기는 해도 실용적인 것 같습니다.
이 식물,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같은 걸 집에서 키운다는 친구의 설명에 의하면 이 녀석의 특징은 "절대 안죽는다"라구요. 아무리 물을 대충 줘도, 형광등 불빛으로만 키워도 절대 절대 안죽는다고 합니다. 음, 이거 생각보다도 잘 고른 걸까요? 설명을 듣고 보니 화분이 아니라 무슨 외계 생물 같아요. 음, 선생님이 저때문에 외계로 끌려가시는 건 아니겠죠. 아니면 외계 생물과 친구가 되셔서 술이라도 같이 하실... 에구 뭔소리다냐.


1-2.
오늘 우리들을 본 선생님 말씀.

"근데 어제 영화과는 다들 수업 있었니?"
"네? 아... 수업은 없었지만 이것저것 바빴어요. 그것보다도 저희들, 전시회 개막 날에는 어른들도 많이 오고 불편할 거라고 해서 일부러 어제 안 온 건데..."
"그래? 어제 다른 과 애들은 좀 왔는데."
"아, 네..."
"전시회 측에서 식사 자리를 준비했는데 너무 넓은 장소를 잡는 바람에 자리가 많이 남아서 말이야..."

그와 동시에 일제히 "허걱"하는 표정이 된 우리 일동들. 안그래도 "공짜 식사"자리라면 하이에나들처럼 몰려드는 우리들인데, 이런 "대박"을 놓쳤다니... (물론 예의에 어긋나게 낄데 안낄데 꾸역꾸역 다니는 것 까지는 아니구요. ^^;) 선생님, 차라리 말씀이나 안하셨으면 아쉽지는 않잖습니까... -_-;


1-3.
전시회에 대해서는 짧은 감상.

좋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말 정말 좋았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올해 본 가장 좋은 전시 중 하나.
그치만... 사진들이 너무 "슬펐"습니다.

다다음주 쯤에 지금은 우리 학교에 안계신 다른 교수님 모시고 또 갈 일이 있고, 그 일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교수님 안계실 때 다시 관람하고 싶은 생각인데요. 근데 이 사진들, 이 스산한 겨울날에 보려니 사람 참 슬프게 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제목이 "떠도는 섬"일까요.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디지털로 옮겼다거나, 노출이나 구도가 절묘했다거나 하는 기술적인 면으로도 훌륭한 작품들이지만, 그보다도 "풍경" 사진만으로 사람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4.
작품 중 세 점 정도가 가로로 줄이 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자세히 보면 눈에 띌 정도? 종이 선택이나 디지털 스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나 싶었는데, 같은 사진작가이신 정인숙 교수님께 여쭤보니 디지털 작업 과정에서 에러가 난 것 맞다고 하시더군요. 본래 교체를 해야 하는 데 전시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단 걸어놓았다고 합니다.

도록이 정말 근사했습니다. director's cut 블로그의 dreaming님이 애쓰신대로 정말 크기만 작지 전시된 사진들의 느낌을 웬만큼 그대로 담아낸 도록. 요즘 이런 게 드물죠. 미술 전시 사진 전시 가서 기껏 비싼 도록 샀더니 원작과 판이한 색감과 질감이라서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거든요.  
좀 아쉬운 것.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사진 세 컷 중, 두 컷은 도록에 작은 사이즈로 끄트머리에 들어가 있고 한 컷은 아예 도록에서 빠져있더군요. 도록과 별개로 파는 사진 모음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사이즈가 좀 작은 편이구...
허긴 궁시렁거려봤자 무려 8만원짜리인 도록을 구입할 꿈도 못꾸겠지만. 어흑. 그러고보니 작품 한 점 평균 가격이 천만원 정도 된다는 소문이... 학생들은 다들 경악할 뿐. 근데 전시 하루만에 빨간 스티커 붙은 작품이 벌써 여러개라는 데 다시 한 번 경악. 결론은.... 꼭 삼천만원 벌어서 김영수 선생님 작품을 사야겠다고 두 주먹 불끈 쥐고 결심한 하루였습니다. (좋은 작품 보고 와서 한다는 생각이 고작 이런... -_-;)


떠도는 섬.


2.
스노우캣 다이어리. 아아... 모르겠습니다. 일단 일러스트가 칼라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혼자놀기" 일러스트가 위클리가 아닌 뒷면 프리노트에 끼어 있어서 "일부러 찾아서" 해야하는 컨셉이라는 게 당황스럽습니다. 역시 스노우캣 다이어리의 매력은 매력적인 칼라 일러스트와 위클리 기록란이 자연스럽게 섞여있다는 것이었는데.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어떤지는 모르겠고 어쨌든 "제 사용 패턴과는 맞지 않는" 다이어리를 사버린 것 같습니다. 그것도 비싼 가격으로. 카드케이스가 욕심이 나도 좀 더 기다렸다가 속지를 보고 구입했어야 하는 건데. 주말칸이 평일의 반이라는 건 보면 볼수록 거슬립니다. 책갈피 문제도 그렇고, 구성이 좀 비논리적이라고 해야하나... 본래 mmmg 디자인 상품들에 별 매력을 못느끼던 차인데, 이번 기회에 "매력이 없다"에서 "맘에 안든다"로 더욱 돌아서 버렸습니다.

그럼 다이어리를 바꿔야 하느냐. 뻔쩜넷 다이어리 구성이 저에게 잘 맞을 것 같기는 한데 파스텔톤 색상이나 "특별 데이"같은 아이템들이 저하고는 안맞는 것 같구요. 텐바이텐에 있는 아이코닉 다이어리인가 하는 녀석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이 쪽도 그렇게 썩 맘에 드는 건 아니고, 저한테는 별 필요 없는 캐쉬북이 큰 비중을 차지하더라구요.

일단 비싼 돈 주고 산 스노우캣 다이어리를 열심히 써볼 생각이지만, 텐바이텐매장(대학로에 있죠?)에 가서 아이코닉 다이어리도 좀 들춰봐야 겠습니다. 1년 동안 쓸 물건이니 돈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한테 맞는 걸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근데 그나마 스노우캣 다이어리만할 게 없을 거라는 걱정도 들구... 그냥 속편하게 빈 노트를 사서 쓰려면 달력이 아쉬울 거구, 일단 제가 스노우캣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좀 더 생각해 봐야할 듯.


2-1.
스노우캣 다이어리보다는 '스노우캣 in Paris' 책을 구입할 걸 그랬습니다. 서점에서 조금 들춰보았는데, 유럽여행 가고 싶어하는 저같은 사람들이 침을 질질흘릴만한 책이더군요. 흑흑.

아, 이 책에도 - 요즘 스노우캣 홈페이지에서 자주 언급이 되고 있는 - 쇼콜라 쇼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스노우캣 홈의 photo 코너에 국내에서 핫초콜릿 하는 집이 소개되어 프린트까지 해놓고 있었는데, 오늘 다시 확인해보니 그 중 대부분이 "기대만큼은 아니라고 한다"는 내용으로 업데이트(다운데이트라고 해야할 듯. -_-;)되었더군요. 그 중 성신여대 앞 마미인더키친이라는 곳과 압구정동 디자이너스클럽 근처의 카페 mimala라는 곳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친구 한 명을 꼬셔서 탐사를 다녀보기로 했는데, 과연 찾아간 보람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제가 초콜렛이나 단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쓰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하고 있답니다. 외국 여행 가보신 분들이라면 이런 걸쭉한 핫초콜릿 드셔본 분들이 많을지도. 맛이 정말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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