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영화 ‘실미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이 여성관객들로부터 ‘성폭력미화상’, ‘최악의 대사상’ 등을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은 여성관객들이 뽑은 최악의 영화를 선정해 12일 발표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올해의 여성관객영화상’은 한해 동안 개봉된 영화를 대상으로 캐릭터·장면·대사·스토리 등의 부문마다 최악의 작품을 선정해 관심을 끈다.
우선 캐릭터분야에서는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선영(최지우) 이 한 남자를 통해서만 성적으로 해방될 수 있는 여성이라는 점 에서 ‘비주체적 여성상’ 1위에 뽑혔고, ‘여자는 남자의 미래 다’는 두 남성의 성적 욕망에 의해 도구화되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인공 선화(성현아)에게 ‘꼭두각시 여성상’(1위, 47.6%)이 주어진다. ‘어린신부’에서 말 한 마디로 손녀를 결혼시키는 할 아버지는 ‘가부장적 권력자상’을 받게 됐다.
‘실미도’는 사진 속 인자한 어머니와 강간당하는 여성으로 가 족 내 여성과 그 밖의 여성에 대한 남성의 이분법적 시선이 그려져 ‘이분화된 여성상’이 수여된다. 또 실미도 부대원 2명이 여교사를 윤간하는 장면이 최악의 장면 부문에서 1위로 뽑혀 ‘성 폭력 정당화상’이 수여되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강 간당한 선화(성현아)를 헌준(김태우)이 깨끗하게 해주겠다며 씻기 고 섹스하는 장면에는 ‘순결이데올로기 강화상’이 주어진다.
상복이 터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주인공 선화가 강간당 한 후 애인에게 하는 “나 깨끗해지는 거야? 깨끗하게 해줘”라 는 대사로 최악의 대사상도 받는다.
‘얼굴없는 미녀’에서 카메라가 끊임없이 김혜수의 몸, 특히 가슴을 훑는 장면은 ‘성적 대상화상’을 받게 됐다.
스토리 부문에서는 ‘말죽거리 잔혹사’가 “폭력으로 대표되는 남성성을 미화하는 스토리”로 ‘폭력미화상’, 백마 탄 왕자와 신데렐라의 진부한 사랑 스토리를 담았다는 이유로 ‘늑대의 유 혹’은 ‘지리멸렬 로맨스 공식상’을 받게 됐다.
그나마 희망이 엿보이는 영화를 선정하는 ‘희미한 빛’ 부문에 서는 ‘미소’의 소정(추상미)이 희망적인 영화 속 여성 캐릭터 상으로 선정됐다.
제9회 ‘여성관객영화상’ 시상식과 문화행사는 오는 19일 오후 6시 반에 서울 서교동 떼아뜨르 추(秋) 소극장에서 열린다.